조직문화 재구성, 개인주의 공동체를 꿈꾸다
최지훈 지음 / 플랜비디자인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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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문화 재구성, 개인주의 공동체를 꿈꾸다

최지훈




예전에 아주 재미있고 유익하게 읽었던 '그래서 인터널브랜딩''딜레마의 편지'의 저자 최지훈님의 책을 한 권 더 읽었다. 조직문화 재구성, 개인주의 공동체를 꿈꾸다. 제목만 들으면 기업의 조직관리 관련 책이라고 생각하기 마련이지만(사실 그렇기도 하고) 최지훈님의 책 답게 문과적인 감성이 충만한 사랑이 넘치는 이상주의적인 책이었다.



왜 이상주의적이냐고 했냐면 저자가 인간을 바라보는 시각이 상당히 긍정적이며 냉정한 자본주의 전쟁 한복판이라고할 수 있는 기업내에서 '사랑'으로 조직문화를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나같은 경우 인간, 특히 조직에 속한 인간은 철저히 보상과 페널티(혹은 공포)에 의해 움직이는 존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는 받아들이기 힘든 주장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 책을 다 읽고 난 지금은 (저자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긴 어렵지만) 저자가 주장하는 사랑으로 만들어지는 개인주의 공동체를 나 또한 원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그런 세상이 되길 바라게 되었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대표나 임원들은 물론 모든 조직의 구성원들이 '사랑'으로 서로에게 좋은 이웃이 되는 변화가 있어야겠지만 말이다.(그렇기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보는 나, 너무 현실적인가)


이 책에서는 구성원들이 몰입과 동기부여, 주도적 의사 결정, 참여와 헌신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개인주의 공동체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보다 근본적으로 조직문화를 개선하고 다른 관점으로 볼 수 있도록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개인주의 공동체와 관련해서 이 책에는 조직관리, 기업경영, HR 서적에 어울리지 않을 법한 '사랑'이라는 단어를 굉장히 많이 사용하고 있다.

물론 이 책에 나오는 사랑은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남녀간의 사랑, 모성애, 박애 같은 것들이 아니고 완벽히 이상적인 사랑의 형태에 가까우며 개인주의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사랑의 기술'들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조직이 고객은 물론 조직 구성원들 서로에게 좋은 이웃이 될 수 있는 공동체로 변화하기 위해 필요한 사랑이라는 것에 대한 정의를 내리기 위해 모건 스캇펙이나 에리히 프롬의 글을 인용하여 설명한다.

사랑이란 그 사랑에 관여한 사람들의 온전함과 현실을 둘 다 보존하는 유일한 형태의 관계이다.

Erich Fromm

당장의 가능성 여부를 차치하고 이윤추구에서 이웃추구로, 조직을 넘어 진정한 공동체로 바뀌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분별력있는 사랑이라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언젠가(예상하기론 꽤 빠른 시간 안에) 현재의 자본주의 사회가 종말을 고하고 기업이 이윤추구를 최우선으로 하지 않는 시대가 된다면 분명 저자의 이런 주장은 우리사회의 핵심 아젠다로 급부상할 것임에 틀림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또한 조직구성원들이 자기답게 존재할 수 있도록 자신의 생각을 얘기하는 것에 걸림돌이 없어야하고 의사결정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어야한다는 주장은 MZ세대와 같이 일하는 기성세대들의 고민에 대한 작은 힌트가 될 수 있기도 하다.

'사랑'이라는 다소 난해하고 애매한 기준을 일반 기업에 바로 적용하거나 결정권자들을 설득하는 것은 당장 힘들겠지만, 이윤추구가 최우선 목표가 아닌 조직들, 예를들어 팀프로젝트 모임이라든가 조합, 비영리 단체 등에서는 시험적으로 적용해보는 것도 좋은 변화의 시도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일반 기업에서도 기존처럼 윗사람, 선배, 혹은 조직의 시스템이나 룰이 우상이 되어 MZ세대를 제어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소통하고 참여하기 쉽도록 기업문화를 바꿔 나가는 것은 현재의 트렌드에도 부합하는 좋은 방향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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