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을 이루는 완벽한 방법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10
바바라 오코너 지음, 이은선 옮김 / 놀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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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에 다닐 때 동생과 나는 하늘을 가로지르는 비행기를 보면 손으로 얼른 낚아채 입으로 가져갔다. 하늘을 나는 비행기 10개를 먹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를 어디서 들었는지 기억이 나지는 않았지만 우리는 당연히 그렇게 했다. 나란히 길을 걸을 때면 우리는 먼저 비행기를 먹기 위해 경쟁하곤 했다. 비행기 10개를 다 채운 뒤 소원이 진짜 이뤄졌는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아직도 습관적으로 비행기를 보면 그냥 지나치치 못한다.

바바라 오코너의 ‘소원을 이루는 완벽한 방법’의 주인공 찰리도 우리처럼 그렇게 소원을 비는 아이다. 약간의 차이가 있다면, 찰리는 우리보다 훨씬 더 많은 ‘방법’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찰리는 그 수많은 ‘방법’으로 매일매일 같은 소원을 빈다. ‘진짜 가족을 갖고 싶다’는 소원을.

부모에게 사랑받는 친구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부러움을 느끼는 찰리지만 사실 찰리의 주변에는 그녀를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이들이 존재한다. 뿔뿔이 흩어진 가족이 다시 하나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너무 간절해서 눈치채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찰리가 그들의 사랑을 깨닫고 마음을 치유해가는 과정을 지켜보며 나도 위로를 받는 느낌이었다. 쉽게 분노하고 그 분노를 절제하지 못하는 그녀를 이해해주는, ‘파인애플’을 외치며 그녀를 진정시켜주는 하워드같은 친구를 만나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부모가 아니어도 그에 못지 않은 사랑으로 찰리를 보듬어주는 이모와 이모부, 혈연으로 맺어진 관계가 아니어도 가족같은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워드네 가족을 통해 사랑에는 경계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부모와 자식간의 사랑, 친구사이에서의 사랑이라는 말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이렇게 사랑의 종류를 구분짓는 것보다는 사랑 ‘그 자체’가 주는 따뜻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때 우리는 그 마음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상처투성이인 찰리의 여린 마음을 치유하는 과정을 그린 이 소설은 독자의 마음 또한 물렁거리게 만든다. 힐링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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