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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의 한국문학 수업 : 남성작가 편 - 세계문학의 흐름으로 읽는 한국소설 12 ㅣ 로쟈의 한국문학 수업
이현우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1년 1월
평점 :
여성편과 남성편으로 나뉘어져 있는 '로쟈의 한국문학 수업'은 두 책 모두 반영론적 관점에서 작품과 작가를 분석하고 있다. 여성편과 마찬가지로 남성편 또한 196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의 굵직한 작가들과 작품들을 다루고 있다. 두 책 모두를 읽었지만 약간의 다른 점이 있다면 익숙하게 느낀 작가들의 시대가 정반대였다는 것이다. 여성작가편에서는 박완서, 공지영, 황정은 작가와 같이 현대 작가가 익숙한 느낌이었다면, 남성편에서는 최인훈, 이승옥, 이청준, 조세희 작가 등 근대를 대표하는 작가들에 더 익숙한 느낌이었다. 아마도 교과서에 실린 작품들 때문에 더 익숙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광장이나 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관촌수필과 같은 익숙한 작품들에 대한 분석을 읽었을 때는 잊고 있던 학창시절의 수업이 다시 새록새록 떠올랐다. 분명 익숙한 작품이지만 철저히 시험을 위해 분석했던 그때와는 좀 다른 느낌이었다. 그 당시에도 시대상에 대해 배우긴 했지만 단순히 암기를 위한 공부였고 키워드를 외우기에만 급급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작품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에 대해 서술되어있는 이 책을 통해 작품을 이해하고 더 깊이 느낄 수 있었고 작품에 대한 시야를 넓힐 수 있었다.
여러 작가들의 이야기중에서 인상깊었던 것은 김승옥 작가에 대한 파트였다. 김승옥 작가에 대해 잘 알지 못 한 채로 '무진기행'을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읽을 당시에는 줄거리가 독특하다는 생각밖에는 하지 못했다. 그렇게 오래 전에 스치듯 보았던 작품이 김승옥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가 반영된 작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니 책장 속에 묵혀둔 무진기행을 다시 펼쳐보고 싶어졌다. 작가의 유년시절과 인생에 대해 알게 되니 작품을 좀 더 꼼꼼하게 읽어보고 싶어졌다.
책에 수록된 작가들과 그들의 작품은 어디선가 한 번쯤은 들어본 듯 한 낯익은 느낌이다. 그렇지만 교과서에 수록된 작품들 외에 읽어본 작품은 거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도 계속해서 책들이 쏟아져나오고, 읽을거리들은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에 이미 쓰여진 옛날 작품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미 학교에서 읽어봤다는 핑계로, 왠지 공부하는 것 같이 느껴진다는 이유로 멀리했던 작품들을 다시 읽고 싶어졌다. 좀더 배경지식이 생긴 지금은 작품을 있는 그대로 즐겁게 감상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