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앞의 야만인들
브라이언 버로.존 헬리어 지음, 이경식 옮김 / 부키 / 2020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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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점: 


1. LBO나 PEF의 현장스토리를 끝장나도록 느껴보고 싶은 독자에게는 강추. PE 비즈니스의 주인공들인 회사 경영자, PEF, 투자은행, 상업은행들의 생동감 넘치는 관찰은 그 어떤 밀착 다큐멘터리보다 뛰어나다. 애초에 찬양을 통한 클릭수 증가와 광고 매출을 목적으로 단편적인 내용만 다루는 일부 언론에서는 절대로 들어볼 수 없는 사모펀드와 M&A의 장면을 놀랍도록 생생하게 다루고 있는 책. 금융시장에서 일반인들에게 가장 알려지지 않은 거대 분야(PEF, 헤지펀드, 파생상품)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PEF (경영참여형 사모집합투자회사)에 대한 감을 익히기에 최고의 책이다. 


2. 이렇게 거대 M&A에 대해 밀착적, 입체적으로 다루고 있는 내용은 본 적이 없다. 어느 한 쪽에 치우친 영웅만들기 혹은 악인 만들기 요소가 거의 없는 균형적인 관점이 매력적.




단점: 


1. 내용이 매우매우 긴데 특히나 특히 책 초반의 주를 이루는 주인공들의 설정 내용이 장황하고 긴 것이 가장 문제. 차라리 사건의 속도감 있는 발생을 책 초반부에 다루고 중반에 인물들의 소개를 넣는 것이 어땠을까 싶다. 인간은 사건의 인과관계와 그 흐름에 훨씬 더 재미를 느끼는데 아직 그런 것도 없이 누군지도 모르는(특히 한국인들 입장에서는 더더욱 정보가 부족한) 미국의 인물들에 대해 초반에 너무 방대한 설명이 나와서 독자들로 많은 에너지를 쓰게 한다. 아마도 이 책을 읽다 만 사람이 있다면 십중팔구 책 전체의 20% 정도나 차지하는 초반의 방대한 인물설명일 것이다.


즉, 사건의 구체적 발생이 없는 상황에서 인물들의 과거만 주구장창 그려내고 있기 때문에 이 분야에 관심이 아주 높지 않은 독자들까지 붙잡아 두기에는 무리다.  다만, 그 부분을 극복하고 읽어낼 수 있다면 어느 순간에 이르러 점점 가속도가 붙고 서스펜스 스릴러 물을 보는 듯한 강렬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2. 원체 비 금융권 관련자들이 보기에는 내용이 쉽지 않은 편인데 거기에 대해 일부 오역까지 존재하여 영어 원서까지 찾아봐야 할 부분들이 더러 있었다. 큰 흐름을 잡는 데까지는 무리가 없으나 제대로 알고 싶은 독자들을 헷갈리게 하는 오역들이 더러 있는 건 옥의 티.


3. 너무 최고위층 인물들의 서사에만 집중한 나머지 실제로 엄청난 업무량과 복잡함을 다루는 투자은행가 실무진, M&A 전문 변호사 실무진, 회계사들의 노동, 그들의 정신세계를 알기에는 무리가 크다. 혹시나 PE, 투자은행, 로펌, 회계법인 업계에 들어가면 나도 저 책에 나오는 사람과 같은 일을 하게 되는건가? 라는 꿈은 꾸지 않는게 좋다. 저 이야기는 스티브잡스, 빌게이츠, 워렌버핏, 정주영, 이건희과 같은 최고위층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것과 마찬가지니까...(실제로 당신이 그룹 상속자도 아니고 아무 백그라운드 없이 저 업계에 들어간다면 저런 수준의 일을 하게 되려면 최소 20~30년간 저 업계에서 '생존'하면서 경쟁력을 갖추어야만 가능한 활약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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