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ㅅㅅㅎ (리커버) - 제1회 사계절그림책상 대상 수상작 사계절 그림책
김지영 지음 / 사계절 / 2021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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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아이가 처음 접한 건 네 살(만 3세가 막 지났을 무렵)였다. 어린이집에서 한글을 조금씩 가르쳐주는 것 같아서 한글 공부로 좋겠다는 생각으로 구매한 책이었다. 그런데 그 때는 아이가 전혀 관심이 없었다. 읽어주는데도 시선은 다른 곳에 가 있고 딴청을 피웠다.

아이가 이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여섯 살(만 5세)가 되었을 때다. 한글을 많이 익히고 스스로 책을 조금씩 읽으려고 하고, 글자를 쓰려고 할 때였다. 그때 이 책을 꺼내줬더니 아이가 예전과 다르게 혼자 책을 읽으면서 웃고 있는 것이었다. 혼자서도 읽고 잠자기 전에 읽어달라고 가져오기도 하고, 확실히 예전과는 다른 반응이었다.

특히 'ㅅㅅㅎ'을 한 번 돌리고, 또 한 번 돌리고, 더했을 때 나오는 초성과 그 초성으로 시작하는 단어를 보고 놀라는 눈치였다.

책에 나온 표현 중 '소심해, '소소해' 등 평소에 접하지 못한 단어가 나와서 뜻을 나에게 물어보면 나는 상황을 예로 들어 설명해주곤 한다. 여섯 살이 되어 부쩍 "시시해"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아마 이 책의 영향인 것 같다.

이 책은 참신하고 기발하다. 'ㅅㅅㅎ'을 한 번 돌리면 'ㄱㄱㅎ'이 되고 또 한번 돌리면 'ㄴㄴㅎ'이 되고, 거기에 더해서도 글자를 쓸 수 있다는 생각이 참으로 신선하다. 한글만이 가지는 특징을 잘 표현한 것 같다.

이 책의 특징은 글이 매우 적다는 점이다. 두 페이지당 단지 세 글자만 적혀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 글의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다. 표현이 서투른 유아들에게 각각의 감정을 알려주는 책인 것이다.

유튜브에서 한 영상을 봤다. 요즘 아이들은 모든 것을 "짜증나"라고만 표현한다고 한다. 심심할 때도, 누군가에게 서운함을 느꼈을 때도, 화가 날 때도, 우울할 때도..모든 안 좋은 기분은 '짜증'이라는 단어로 뭉퉁그려 표현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오히려 그 말을 들은 상대방은 말하는 이의 확실한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게 되는 결과를 낳는다고 한다. 자신의 감정을 정확히 표현하는 것이 자신에게도 상대방에게도 좋은 것이라고.

또한 이 책은 한글 공부에도 당연히 도움이 된다. 같은 'ㅅㅅㅎ'의 초성을 이용해 이렇게 다양한 말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될 것이다. '초성놀이'를 연상시킨다. 이 책을 읽은 후 아이와 함께 초성놀이를 해보는 것도 좋겠다.

알라딘 기준으로 4~7세로 되어있지만, 개인적인 경험으로 미루어보면 한글을 막 배우기 시작할 때보다는 한글을 조금씩 읽기 시작하는 5세부터 7세까지의 유아, 초등 1학년인 8살까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책 속 표현을 빌려 이 책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이 책은 완전 신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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