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이론을 만들자
이면우 지음 / 지식산업사 / 1992년 7월
평점 :
품절


내가 아주 어렸을 적, 간혹 수업시간에 선생님들이 한번씩 언급하곤 했던 책이었는데 이번기회를 통해서 이렇게 완독하게 된 사실이 기뻤다. 책의 출판년도를 확인 한 후에야 참으로 오래된 책이라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이면우 박사님의 신사고 이론중의 하나인 W이론은 서양의 X,Y이론에서 한걸음 앞선 이론으로 한마디로 한국고유의 경영철학을 갖추고서 경영자와 전문지식인 그리고 작업자들 모두가 함께 솔선수범해서 지금의 현실을 신바람나게 해결해 나가자는 것이다. 내가 이 책을 다 읽고나서 가장 먼저 느낀점은 거의 10여년전에 쓰여진 이 책의 예시들이 오늘날에도 커다란 변화없이 그대로 자행된다는 사실이다. 모든 점에서 그렇진 않지만 산업계·정부·대학에서의 협동이 아직까지 잘 이루어지지 않는 점과 이들의 현실은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다른 것이 없어 보였다.

과거, 우리나라의 현실은 비참했다. 너무도 좁은 국토에서 자연자원하나 제대로 나지않는 그야말로 황무지에서 시작하는 기분으로 모든 산업들을 일으켜 나가야 한다. 그러기에 딱히 자본도 없고 남의 뒤꽁무니만 쫓아 다니는 꼴로 유럽과 미국등 여러 선진국들의 행태를 따라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과연 저자의 말처럼 10여년이 지난 지금 모든 부분에서 우리가 뒤만 쫓는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까?

우리의 사고방식은 선진국의 관행에 젖어온게 사실이고 현실여건과는 상관없는 이상적인 기준만을 고집하여 왔다고 하더라도 우리에겐 우리 나름대로의 경영철학들이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아니다. 우리의 기술이 지금은 세계를 앞선 것이 현실로 존재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에겐 가능성이 충분히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하나만 예를 들자면 반도체업계의 D램은 세계 어느나라도 따라오지 못하는 수준으로 우리의 기술력을 인정 받고 있다.

어떻게 보면 저자의 말은 별반 중요한 내용들을 포함하고 있지 않을지도 모른다. 신바람나는 경영철학으로 국제 경쟁력을 키운다는 것은 너무나 붕뜬 이야기처럼 들리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성격을 한번 변화시켜 보자는 의미에서는 읽어볼 만한 책인 것 같다. 정작 이책은 우리 산업의 현실은 냉정히 비판하지만 그에 따른 해결책의 제시에는 미흡한 점이 많다. 저자의 말대로 하이터치제품을 계속 계발하면 과연 국제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까? 한 나라의 국제 경쟁력이 과연 수백, 수천개가 넘는 제품들 가운데 불과 대여섯개의 하이터치 제품으로 판가름 날 수 있다는 말인가? 결코 그렇지 않을 것이다. 단지 독특한 경영철학으로 경쟁력에 불을 당겨보자는 시도로 받아들이는 것이 훨씬 이 책을 소화하기 쉬울지도 모른다.

이면우 박사님의 신바람 사고는 나의 바쁜 일상을 다시한번 생각해 볼 수 있게 해주었다. 우리나라의 혼이 깃든 경영철학은 과연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 하는 문제는 내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끊임없이 되새기게 될 것이다. 나 뿐만아니라 우리 모두가 이제는 생각과 생활태도를 차분히 돌이켜보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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