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킬로미터 - 나의 학교 가는 길
클라우디오 아길레라 지음, 가브리엘라 리온 그림, 김정하 옮김 / 뜨인돌어린이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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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어둠이 깔린 고요한 새벽, 소년이 길에 나선다. 학교 가는 길은 9 km. 어쩐지 나무 위의 새가 되어 그가 가는 길을 함께 하게 된다. 페이지가 넘어가며 날은 한 층 한 층 밝아오고, 우리는 흰가면올빼미에서, 흰목물총새가, 안경딱새가 되어가며 아이를 지켜본다. 


  세상에 환한 빛이 비출 때까지 소년은 걷고 또 걷는다. 때로는 돌멩이가 들어있는 듯 걸음이 무거운 길이지만, 소년은 '언제나 제시간에 도착한다' 고 말한다. 아이가 얼마나 배움을 소중히 생각하는지 느껴지는 말. 아이는 매일 새벽 이루어지는 긴 여정에 대해 담담히 말하지만, 나날이 성장해야 할 어린이들에게 교육받을 권리마저도 공평하게 주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 슬프다. 


  칠레에서, 베네수엘라에서, 아프리카에서, 전 세계 곳곳에서 아직도 아이들이 험난한 길을 헤쳐 배우러 가야 한다. 의무교육 시스템이 잘 되어있는 우리나라 어린이들에게는 놀랍고 생소할 등굣길. 일상적 공간이 된 학교의 본질과, 어린이에게 배움이 갖는 가치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된다. 모든 어린이들이 존재 자체로 존중받는 세상이 오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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