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80
하인리히 뵐 지음, 김연수 옮김 / 민음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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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이라고도 할 수 있는, 정말로 불가피한 정체된 상황들이있다.
물을 뺀 바닥이 금방 보이도록 모든 원천의 방향을 단순에, 그리고 한꺼번에 돌리고 바꿀 수는 없기 때문이다. 5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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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모은 물을 더 낮은 곳으로 흘러내리게 하거나, 가능하다면 규칙대로 혹은 순리대로, 당국에서 만들어 놓은 하수관이나 배수관으로 올바르게 이끌기 위해서였다. 그러니까 여기서 의도하는 바는 다름 아닌 일종의 배수 혹은 물 빼기 작업이다. 명명백백한 정리 과정이다! 그러니까 이 이야기가 때때로 수면 차이나 수면 조절이 필요한 흐름을 타게 되더라도, 관대히 이해해 주길 바란다. 아무래도 흐름의 중단, 흐름의 정체, 모래의 퇴적, 유도 작업의 실패, "함께 흐를 수 없는" 원천들, 게다가 지하의 흐름들도 있기 때문이다. 1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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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1
이라하 지음, 하지현 감수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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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긴게뭔지 알아요?
기분이 진짜 진짜좋았어요.
그 미친 순간이 얼마나 행복했는지.
정말로세상을 다가진 것 같았어요.
가기서 빠져나오니까 너무 괴로워요.
쇠고랑이 채워진 기분이에요.
악몽이라도 꾼 것 같아요. 120-12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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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눈보라 치는 밤이 오면서 분위기가 바뀌어요. 길 잃은 여자가 하룻밤 재워줄 것을 청하는데, 노힐부득은 유혹이 두려워서 거절해요. 하지만 달달박박은 여자를 암자 안으로 들여요. 다음 이야기는 아마 선배도 아실 거예요. 언 몸을 녹이도록 달달박박이 나무 욕조에 따뜻한 물을 채워줬는데, 여자가 함께 목욕을 하자고 말해요. 마침내 그 밤이 지나가고, 아침 일찍 노힐부득이 달달박박의 암자에 찾아가죠. 친구가 유혹에 넘어갔을 거라고 짐작하면서. 그런데 나무 욕조도, 그 안의 물도 모두 황금이 되어 있어요. 달달박박은 황금 부처가 되어 있고요. 여자가 관음보살이었던 거죠. 그 황금의 물에 노힐부득도 몸을 씻고는 함께 부처가 돼요.
연출자는 제가 그 이야기의 전체 뼈대를 지켜주길 바랐어요. 하지만 쓰면 쓸수록 제 마음이 그 결말과 멀어졌어요. 그 승려들이 황금 부처가 될 것 같지 않고, 길 잃은 여자가 관음보살일 것 같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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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한 송이가 녹는 동안 - 2015 제15회 황순원문학상 수상작품집,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 작품 수록
한강 외 지음 / 문예중앙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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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무대에 눈이 내린다. 눈송이들은 점점의 흰 조명으로 표현된다. 그러니까 실은 눈이 아니라 빛이기 때문에, 눈송이 하나하나가 기묘하게 따스해 보인다. 바람 소리의 음향이 차츰 거세어진다. 눈송이 빛들이 한 방향으로 세차게 몰아친다. 그 방향을 거슬러 흰 옷 입은 여자가 무대 오른편에서 왼편으로 힘겹게 나아간다.
여자라기보다는 소녀에 가깝다. 너덜너덜한 담요를 왜소한 어깨에둘렀고, 추위에 곱은 손으로 담요가 날아가지 않도록 가슴팍을 여며 누르고 있다. 남은 한 손으로는 대나무 지팡이를 움켜쥐었다. 큰눈을 치뜨고 허공의 한 점을 올려다보며, 지팡이로 앞을 더듬으며소녀는 필사적으로 걷는다. 걸음이 하도 느려, 마치 영원히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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