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뿌리
로맹 가리 지음, 백선희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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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3부만 발제, 리뷰해봅니다

(1) 바이타리의 한계
- 392쪽의 첫줄의 <"타이밍"을 잘못 맞춘 것이었다.>에서부터
393쪽의 밑에서 2번째줄의 <"자기 별자리를 믿는" 건 아니었다.> 까지.
- 올레족 십대에 걸친 추장들의 대한 추억이 있으면서도 전 아프리카를 어두컴컴한 부족생활에서 벗어나게 하고 싶은 바이타리의 정치적 숙명과고민, 갈등, "자리잡지 못한" 상태 등을 잘 엿볼 수가 있었습니다.


(2) 에이브 필즈의 큰 역할 부여
- 사진가 에이브 필즈가 등장하는 부분을 읽고 있는데 흥미롭습니다. 이책에서 오르니시 등 끝까지 동화되지 않을 인간과의 갈등도 있지만, 전혀 코끼리를 생각하지 않았던 이들이 어떤 작은 이유(포인트)로 인해 모렐과 같은 편에 서게 되는 것들이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데요,
- 필즈가 등장한 420쪽에서 "그는 황소편이었다" "서있는 고깃덩이가 어디서 시작해서 어디서 끝나는지 도무지 알기 힘들군요" 441쪽 "그들이 그토록 열심히, 그리고 집념을 가지고 주장하고 있는 이 자연보호에는 고통받고 감내하고 죽어가는 모든 것에 대한 너그러운 감정이 감춰져 있지 않을까? 그리고 그것은 그들이 추구하는 목적의 표면적인 단순성을 훨씬 뛰어넘는 것은 아닐까?" 라는 표현 등에서 또 훗훗, 그의 노선 변화가 있을 암시가 아닌가 싶어 미소짓게 됩니다. 이후 그는 바이타리에게 잡힌 모렐을 돕죠.


(3) 코끼리/풍뎅이/최초의 파충류
- 436쪽 "나는 정치를 좋아해본적이 없소~ 노동자가 파업을 한다면 그건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인 거요. 따지고 보면 노동자는 자연을 옹호하는 셈이오"와 437쪽 "우리들 자신을 위해 우리가 하고 있는 것을 그들을 위해 해야 되오" ~ "이건 함께 가는 문제요, 존엄성의 문제요."가 같은 맥락이요. 이것이 이 모든 등장인물들이 함께 코끼리라는 구심점으로 모이게 된 핵심이 아닐까 합니다. 코끼리라는 역할, 의미를 다르게 말해보면 무엇일까요.
- 그와 함께 풍뎅이와 최초의파충류 이야기도 같이 다뤄보면 좋을 듯 싶어요.

(4) 바이타리와 모렐의 대조
- 442쪽 바이타리의 관점을 보여주는 "인간의 고기에 대한 오랜 욕구이요 흑인에게는 오직 고기였다"와 모렐을 "모호하고 퇴색해가는 개념에 탐닉하는 엘리트주의 정신의 관점"이요, 443쪽 "인간 존엄이란 무엇보다 배가 불러야하는 존엄을 의미한다." 471쪽 "우리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아프리카의 코끼리를 모조리 희생시켜야한다면 우린 주저 없이 그럴 것이오." 474-475쪽의 바이타리의 이야기를, 모렐과 대조해 토론해볼만 주제같아요~^^


(5) 인간혐오주의/민족주의
- 447쪽 "서로 자주 보며 부대끼며 살기를 거절하는 네 명의 끔찍한 고독" ㅡ 이 설정에 대해서 로맹가리 작가의 의도가 참 기가 막히게 멋진 것 같아요ㅎ
- 여기서 <과연 그들은 인간혐오주의인가> 하는 이야기도 발제해보면 좋을 듯 싶어요
- <민족주의> 또한 마지막 유세프가 처한 갈등이 해소될 때까지(618쪽) 이어지는 대립개념인데요, 이것도 같이 논의 해보면 좋을 듯 싶다죠.


(6) 소소한 관전포인트 1. 소련
505쪽 소련영화가 튀어나오더니 두 등장인물(이름이 길어서 패스합니다ㅎ)의 이야기, 특히 510쪽에 이르면 그들의 이야기는 모렐의 수용소 이야기 61쪽에 로돌프 스토리나 뒤파르크가 되기전의 252쪽의 로베르 이야기를 떠올리게 합니다.


(7)소소한 관전포인트 2. 필즈는 로맹가리 까메오
- 필즈가 등장하는 부분에서 가로( )의 작은 글이 엄청 많아요... 로맹가리는 왜 필즈를이런 속말/생각 같은 것을 부여했을까요. 특별히 필즈를 통해 전하고 싶었던 의도는 무엇이었을까요. 작가는 필즈분이었다(작가의 입장을 대변하는 역할인듯, 497쪽의 가죽반대주의자~~^^라는 위트있는 표현까지도)는 느낌도 들고요.

** 제가 생각하는. ( ) 의 이유는, 필즈가 사진 때문에 함께 가는 기자들의 기사가 항상 묻힌다고 했거든요. 그래서 그는 텍스트보다는 감각적인 있는 그대로의 현상을 드러내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러지 않나 싶기도 하고, 아래의 - 처럼 작가의 시선을 대신하기에 그런거 같기도 하고 ㅎㅎ - 제 생각입니다 ㅎㅎ

- 필즈는 503쪽에서 "누군가가 모렐에게 아주 썩 잘 어울리는 별명을 하나 붙였지. '에스페라도'라고 말야. 내가 그렇지 못하다는 건 말할 필요도 없겠고, 그렇지만 모든 것을 무릅쓰고 자신의 길을 똑바로 가는 사람이 어디엔가 있다는 걸 알게 되는 건 기분 좋은 일이야. 그 덕에 우린 편안하게 잠들 수 있지"라고 하는데, 이 글이 모렐의 역할, 우리의 기대를 대변한 글이 아닌가 싶었어요. 필즈는 작가를 대신한다고 최종적인 느낀 글이랄까요^^

- 이후 527쪽에, 필즈가 정리한 바이타리에 대한 설명도 나와요. "그는 단지 군대 없는 수장, 채울 희망 없는 권력의지, 울레 출신의 프랑스 지성인, 원시림에 반대하는 한 아프리카인이 아니라, 한 사람의 고독한 인간이었다." 아주 요약 버전이라 할 정도죠.


(8) 고독
- 1부, 2부에서 이야기해봤으면 좋았을 거 같은데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보면 종국엔 "고독해서"라는 것으로 연결되더라구요.
- 14페이지에 보면 생드니가 모렐에 대해서 "저는 그 사람이 <고독에 있어서는 다른 누구보다도 멀리 간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표현하며 주제를 끌고간 문장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요. 개가 아닌 코끼리가 필요한 이유로도요`^^
-고독을 다룬 #외로움의철학 (라르스 스벤젠)과 같이 이야기해봐도 좋겠다 싶구요.


(9) 로맹가리의 매력
- 로맹가리의 책은 주의를 한시도 다른 데로 돌리지 못하게 하는 마력이 있는 거 같아요. 모든 단어, 문장에 꼭꼭 암시나 오브제를 담아놓기 때문에 한문장도, 한단어도 버릴 수 없게 하여 벅차오르게 책을 읽게 한달까. 초 집중력이 필요한 텍스트와 암시 등이 로맹가리 작가의 스타일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참고, 오탈자 많을 뿐 아니라 교정교열을 참 아쉽습니다. 로맹가리 같은 작가를 이렇게 대우할 순 없는 일인데요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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