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러포즈는 필요없어
나카무라 우사기 지음, 류지연 옮김 / 책이좋은사람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성년의 날 지난지 반년밖에 안 지난 내가 왜 이런 소재를 좋아 하는지는 몰라도, 오쿠다 히데오의 ‘걸’이라는 책을 무척 재미있게 봤었기에, 일드 아네고, 분기점의 그녀도 너무나도 재미있게 보았기에 나는 20대 후반의 여자들 일명 유통기한 지났다고 하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이 책 소개 글을 보고 무척 기대했었다.
하지만 너무 기대를 많이 한 탓인가? 실망을 감출 수가 없다. 물론 일과 사랑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정말 재미나게 그리기는 했다. 책을 읽는 내내 지루하지 않았다. 그리고 양도 그리 많지 않아서 가볍게 끝낼 수 는 있었다. 하지만 난 너무 무게 있지는 않아도, 적당한 무게를 가진 책을 원했는데 이 책은 좀 가벼웠다. 굳이 말하자면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와 비슷한 무게라고 해야 할까? 책 읽는 데에 재미가 있지만 서도 굳이 내 돈 주고 사기에는 좀 꺼려져서 도서관에서 빌리고 싶어지는 책 말이다. 작가가 너무 가볍게 말고 좀 더 무게를 두었으면 무척 좋은 책이 되었을 텐데 말이다. 비슷한 소재이지만 왜 베스트 셀러 작가라고 불리는지 이해하게 만든 오쿠다 히데오의 ‘걸’처럼 말이다.
그래도 작가가 말하는 것 남자에게 수동적이 아닌 능동적인 여자가 되라는 말은 확실히 가슴에 새기겠다. 특히 이 부분 ‘남자가 원하는 결혼이 아니면 여자는 행복해질 수 없다......? 대체 누가 나한테 알려준 거지? 엄마? 아니면 드라마? 결혼반지가 든 케이스를 남자가 슬며시 여자 앞으로 내미는 장면. 행복감에 화악 달아오르는 여자의 얼굴. 그 반대의 패턴은 본 적이 없다. 그래서 ’프러포즈는 남자가 해야 한다‘고 그렇게 굳게 믿었던 걸까? 아니, 그것만이 아니다. 어쩐지 이 문제는 더 뿌리 깊은 곳에 연결돼 있는 것 같다. 라는 말이 정말 가슴에 ’퓽‘하고 꽂혔다. 그렇다 요즘 시대가 많이 변했다고는 하지만 여자가 프러포즈 하는 장면은 드라마 던 책이던 그 어디에서도 보기가 참 힘들다. 정말 나도 프러포즈는 남자가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래야 내가 행복해진다고 믿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내가 이런 생각을 갖게 된 것은 정말이지 언제 부터일까? 라는 생각을 하게끔 해준다.
좀 가벼운 책이라고 했지만 나에게 저 두가지 의문을 품게 해주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이 책을 읽을 가치가 충분히 있다. 거기에 이 책을 읽으면 책 보다는 만화책 한권을 읽은 것 같은 재미도 있다. 단지 주의해야 할 것은 너무 기대하지 말 것! 그냥 물 흐르듯이 책을 읽고 나서 내가 느꼈던 것처럼 마음 속 에 걸리는 것 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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