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에서 보낸 백 년
조용미 지음 / 샘터사 / 2007년 3월
평점 :
품절


먼저 이 책을 읽고나서 반성해야겠다는 것이 있었는데 상당히 어휘가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이 책이 한국인이 쓴 그리고 한국에 있는 일을 쓴 한국문학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모르는 어휘들이 너무 많이 나와서 나를 당황시켰다. 방풍서부터 시작해서 해국까지 그 외에도 모르는 것들이 너무 많이 나왔었다. 너무 모르는 것이 많이 나오다 보니 일순 외국문학 작품을 보는데 해설이 안 달려 있는 그런 느낌을 받았었다. 물론 서울에서 태어나 시골을 가지고 있지 않은 나에게 그런 것들이 낯 설을 수는 있었다. 하지만 한국문학을 통해서 간접적이라도 알 수 있었을 텐데도 불구하고 작가가 말했던 여러 가지 나물들 중에서 내가 알 수 있었던 것은 두릅 밖에 없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우리나라 문학에 소홀 했다는 것이 여실하게 느끼게 해주고 지금부터라도 우리나라 문학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주게 해주었다.
이 섬에서 보낸 백년을 지으신 작가 분은 시인이시다. 그래서 그런지 산문집임에도 불구하고 시적표현이라고 해야 할까 함축적인 표현이라고 해야 할까. 평상시에 잘 쓰지 않을 표현들을 많이 쓰셔서 시 읽기라고는 수능을 위하여 반짝 공부했던 나에게 무척 곤혹이었다. 시인이 쓰신 산문집이라서 중간 중간에 시가 껴있는 것은 물론이고 산문에서까지 함축되어 있는 표현은 나를 당황시켰다. 그래서 이 얇은 책을 읽는데 의외로 시간이 많이 걸렸었다. 이해가 안가는 표현을 읽고, 읽고 또 읽느라고 하지만 여전히 이해 안가는 표현들이 많다. 그래서 지금 서평이라고 이 책에 대한 나의 느낌을 쓰기도 민망할 지경이다.
작가가 인적이 별로 없는 섬에서 쓴 산문이라서 그런지 마치 고등하교 문학시간에 배우던 가사를 읽고 있는 느낌이 들어, 보통 문학시간에 배우던 가사의 대표적인 주제인 안빈낙도, 천석고황 같은 주제가 현대문학에서 볼 수 있구나 라는 신선감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앞에서도 말한 것과 같이 듣도 보도 못한 여러 가지 식물과 생선들이 나와서 신기했고, 그것들의 유래를 어렴풋이 알 수도 있었다.
이 책의 전체적인 느낌은 동양화 한 폭을 보는 느낌이라는 것이다. 책 표지서부터 왠지 고풍스러운 느낌에 속지도 한지 같은 느낌이 나고, 시인이 쓰셔서 그런지 짤막짤막하게 쓰신 글과 한지 같은 속지가 어우러져서 마치 여백의 미가 느껴지는 것 같다. 그뿐만이 아니라 작가가 무언가를 묘사할 때 옆에 멋진 한 폭의 그림을 삽입해 놓아서 정결한 느낌을 주었다. 가사처럼 느껴지는 글과 표지와 속지에서 느껴지는 동양화의 느낌. 글뿐만이 아니라 전체적인 것이 한국의 문학이다! 라는 인상을 주었다.
평소에 잘 접하지 못하는 글을 읽어서 그런지 겉으로 보이는 양과는 달리 질적으로 무게가 느껴지는 책이었다. 새로움을 느낌과 동시에 이 새로움을 익숙함으로 바꾸기 위해서 더 개척해 가고 싶은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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