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중국경제를 죽이는가 - 경제대국 중국을 가로막는 거대한 벽
랑셴핑 지음, 이지은 옮김 / 다산북스 / 2012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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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장을 넘기며.

   그야 말로, 중국의 세기에 살고 있음을 실감한다. 중국과 관련한 수많은 보고서와 서적이 앞다투어 쏟아져 나오고 있으며, 어디를 가든지 중국에 대한 얘기들을 흔히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부끄럽게도 중국사람이 쓴 책이라고 읽어 책이라는 게 최근에 읽은 쑹홍빙의 화폐전쟁을 제외하고는 딱히 떠오르지를 않는다. 중국 경제와 관련해서도 서구 사람들이 쓴 책들에 대해서는 알고 있는 바가 있었으나, 모처럼 중국인 자신의 조국에 대해 그 나라의 경제에 대해 썼다고 해서 더욱 호기심이 유발된다. 저자의 이력은 화려하다. 과연 그 이력만큼 뛰어난 필력과 논리를 제공해 줄런지 기대하며 책장을 넘긴다.

 

 

2. 책의 전반적인 내용

   책은 총 3부의 구성으로 되어 있는데, 1,2부는 중국인 문화와 기업정서, 그리고 그들이 금세기를 살면서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이 어떠한 것인지 등을 드러내며 중국인으로서 중국인의 치명적인 맹점등을 비평한다. 지나칠 정도로(?)

이래도 되나 싶을정도로 동족에 대한 차가운 시선의 주장들을 쏟아내는데, 이것은 주로 경박함, 요행을 바라는 마음, 경직된 사고가 그것이다. 사실, 이와 관련한 내용들을 쭉 바라보며 이건 지금의 대한민국이 과거에 답습하던 국민적 습관이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을 했다. 더 솔직히 말하자면 지금의 대한민국의 모습 또한 예의 경박함, 요행심, 경직된 사고로부터 크게 자유롭지는 못할 거라는 생각을 했다.

   요행심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는 한국의 88올림픽의 예를 들며 중국인들이 베이징 올림픽을 통해 기대하는 바가 서울올림픽의 경제적 성공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입을 뗀다. 한국은 땅이 작은데다 특히나 서울에만 전인구의 1/4이 모여 살고 있기에 올림픽 유치를 위한 건설특수, 올림픽 후광효과 등이 매우 컸지만, 중국은 땅이 너무 넓기 때문에 그런것을 기대한다는 것이 요행에 깝다는 것이다. 한국을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에서 대국이 겸비해야할 사고의 온도차를 확연히 느낄 수 있다.

    세계인이(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서구인이) 중국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서도 재미있는 부분이 하나 있다. 티벳 독립운동과 그들을 강경진압함으로써 중국은 피도 눈물도 없는 나라라고 바라보던 따가운 시선들이 원찬 대지진이후 급격히 개선되어 중국을 다시 바라보게 되었고, 이를 큰 계기로 해서 결국 베이징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는 독일인의 티벳에 대한 생각이 왜 동족의식화 되어 있는지 그리고 왜 그리 티벳문제에 대해 민감한 건지 아주 상세하고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침몰하는 아틀란티스 대륙을 탈출한 사람들이 있었는데, 일부는 티벳인이 되었고 일부는 독일인이 되었기 때문에 사실상 그들은 동일한 혈통의 민족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티벳을 건드린다는 것을 그들을 해한다는 것으로 동일시 되고 있기 때문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주장들이 모두 근거없는 신화적인 것들에서 비롯된 것이며, 티벳을 대하는 중국 정부의 입장과 태도에 찬성한다고 단호한 일침을 놓는다. 하지만, 나의 생각은 다르다. 티벳은 과거 명백한 주권국가였다. 서북공정을 통해 중국은 티벳과 위구르를 자신의 영토내 또 다른 하나의 중국으로 동일시하고 있고,  이를 위하여 말도 안되는 서북공정이라는 민족말살정책을 전개하고 있는 것이 내가 생각하고 있는 티벳을 향한 중국의 그릇된 목소리이다.

그 민족말살정책의 다음 희생양은 누구일까? 동북공정의 대상이 되고 있는 조선족과 지금의 대한민국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앞선다. 꽤나 앞서있다는 중국인 경제학자의 생각에 아시아의 약소국(?)에 사는 한 사람으로서 실망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었다.

   원찬 대지진의 얘기들은 이후로 계속 반복되고 또 반복된다. 지금의 중국을 자랑할 만한 것이 이것밖에 없나?

   딱하고 안타까울 뿐이다. 같은 얘기가 계속 반복되는 것을 보면서 은근히 단시간내에 날림으로 책을 썼다는 느낌조차 강하게 들었다. 책의 뒷부분에서 Reference를 얼마나 썼는지 찾아보았다. 역시 전혀 언급이 없어 나의 실망은 더욱 깊게 골을 판다. 이 정도 책을 쓰는데 전혀 Reference를 언급하지 않았다는 것이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책의 3부에 등장하는 중국 거상들의 이야기들이 아니었다면 일찌감치 책을 덮을 뻔했다. 책을 통해서 내가 유일하게 얻은 지식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요약하면 이렇다. 과거에 지리적으로 매우 열악한 환경에서 생존을 위해 지혜롭게 살아가는 공동체들이 있었는데 당시 정치 환경에 잘 영합하면서 엄청난 부를 축적할 수 있었다. 단 청나라가 망하면서 서구 열강이 중국의 국권을 침탈하는 급변하는 시대의 변화에 온전히 대응하지 못하여 대부분의 거상들은 그 모습을 다 감출 수

밖에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요약하자면 간단하지만 지난한 역사의 질곡속에서 중국의 모습을 지탱케 했던 거상들의 활약상과 그들의 몰락을 비교해 본다면 장탄식이 절로 나올 수 밖에 없다. 한가지 명심해야 할 것은 시대를 읽어내는 눈과 귀를 겸비하기 위해 끊임없이 학습하고 지식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날의 대한민국은 어떠한가? 이를 반면교사의 교훈으로 삼아 안팍을 둘러보며 시의 적절한 정책과 사람이 우선시 되는 생각들이 사회전반에 고루게 유통되어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서는 시대의 흐름을 읽는 눈과 지혜와 지식을 사랑하는 학자의 성실함이 없이는 생존할 수 없는 것이 작금의 기업환경이며 나아가서는 세계 환경이기 때문이다.

 

3. 총 평

    앞서에서도 언급했지만, 저자는 여전히 닫힌 민족주의 사관을 갖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게 된다. 잘 짜여진 각본에서 처럼 그러한 그의 민족주의적 사관과 중국 중심적인 사고를 비교적 당당하게 드러내기 위해 그토록 중국인들에 대하여 지나칠 정도로 비판을 가했던 것이 아닐까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가 없다.

그러나, 중국 거상들에 대하여 새롭게 알게 된 부분은 분명 이 책을 통해 얻은 훌룡한 지식이라고 할 수 있겠다.

 

www.weceo.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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