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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혼돌내낭 - 살이와 여행 사이
김윤양 글.사진 / 네시간 / 2015년 7월
평점 :
품절
고등학교 수학여행 때 배 타고 들어가 처음 보았던 첫 제주풍경을 잊지 못한다.
너무 실망스러웠으니까. 관광지를 도장 찍듯 돌아다닌 것도 제주에 대한 실망감을 더 했었다.
그 여행 이후로 제주를 무시하는, 선호하지 않는 마음이 한 켠에 자리잡고 있었다.
결혼하고 남편과 백만년만에 다시 제주를 찾게 됐고, 아이들과 함께 2번의 여행을 더 다녀왔다.
마지막 여행에서야 제주의 숲들에 눈을 뜨게 됐고,
왜 나는 서른 후반에서야 제주의 아름다움을 깨닫게 된 것일까 한탄하면서
아이들 때문에 제대로 걸어보지 못한 그 숲들이 늘 눈에 밟혀 온 터였다.
제주도 한달 살기를 알게 되고, 아이들과 꼭 가리라 다짐하고 정보를 찾던 차에
제주도 한달살기에 대한 가이드나 매뉴얼일까 하는 생각으로 집어든 이 책은
내 예상과는 달리, 잘 쓰여진 제주 여행 에세이였다.
물론 일차별 여정, 한달살기에 필요한 물건들, 그리고 아이들에 대한 얘기들도 실려있다.
한달살기 다른 책들을 읽어보지 못해서 비교는 못하겠지만
어설프게 제주도를 한 두 번 다녀오고, 한달살기로 또 제주의 관광명소를 찍는 책이 아니라
제주도의 자연과 그 아름다움에 대한 진정한 이해를 읽을 수 있는, 내공이 있는 책이다.
사진들로 제주도의 풍경들을 보면서, 그 옆의 저자의 글들을 읽으면서
나도 저자의 생각과 느낌과 또 자연의 이해속으로 같이 여행을 하는 느낌이었다.
다시 제주도에 가게 됐을 때 추구하고 싶은 방향과 코드가 감히!!! 맞는 책이라 말하고 싶다.
앞으로 내 제주여행의 가이드북이 될 것은 물론이고,
아이들 떼어놓고 제주여행 가자고 의기투합해 놓은 친구에게도 선물하고 싶은 책이다.
강추~~~!!!!! 출판사가 마케팅에 약한가보다...이렇게 좋은 책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