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행복한 죽음 ㅣ 알베르 카뮈 전집 5
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 책세상 / 1995년 9월
평점 :
절판
<행복한 죽음>은 생전의 까뮈가 절대로 출판하려고 하지 않았던 작품이다. <이방인>의 습작으로 알려져서, 이 글이 아직 미숙한데다 구조도 엉망이고 평자와 같은 단순한 독자에게도 "C학점" 밖에 받지 못할 졸작임에도,<이방인>에 반한 독자들에게 무언가 실마리를 던져준다기에 많은 사람들이 "즐겨"본다. 그런데 사실은 그리 즐겁지 않다는게 문제이다. 일단 재미가 없다.
<이방인>의 아름다운 문장이나, 치밀한 구조 속에서도, 하나의 인물이나 사건도 버림없이 활용되는데 비해, <행복한 죽음>은 <이방인>의 창조를 위한 낙서장에 불과할 뿐이다.
이 책을 읽으면 오히려 <이방인>을 다시 볼때 재미가 반감된다. 그리고 까뮈가 "보통 사람"으로 "전락"한다. 감히 추측컨데, 저자가 불의의 사고를 당하지 않고 삶을 정리할 시간이 있었다면, 이 원고를 망설임 없이 소각했으리라 본다. 저자의 별은 <이방인>이지 3류인 이 책이 아닌 것이다.
부적절한 비유인지 모르겠지만, <<무서운 영화>> 시리즈를 다보고 패러디의 대상이 되는 대작 영화를 보는 느낌이랄까.
그리고 책 후미에 붙어 있는 주석과 이문도 별 가치가 없다. 이 책을 볼 정도의 독자라면 까뮈-김화영 시리즈의 다른 책들을 이미 보았을텐데 그것으로 충분하다.
갈리마르가 저자의 사후에 이 책을 출판한 것은 저자에 대한 모독이라고 감히 단언한다.
<이방인>을 사랑하는 독자라면, 이 책을 읽지 말것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