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심리학을 만나다 - 인공지능 시대의 세상 읽기
남상철 지음 / 마음동네(자상의놀이터)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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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책을 많이 읽지 않는 편이다. 그렇기에 독서를 하지 않는 세태를 걱정하는 뉴스나 신문 기사를 접할 때면 내가 잘못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어 걱정이 되었다. 그러나 막상 독서를 하려고 해도 책이 손에 안 잡히는데 어떡하나 하는 고민이 들었다. 지인의 추천으로 <<독서, 심리학을 만나다>>를 읽게 되었다. 그리고 가슴 시원해지는 해결책을 찾았다. 나는 책을 안 읽으면 독서를 안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저자는 그 말이 사실이 아니라는 관점을 제시해 주었다.

 

* 독서의 범위가 책에서 세상으로 확장되었다.

저자는 "사람은 모든 순간에 끊임없이 세상을 읽고 있다. 단지 어떤 대상을 어떤 독서법을 이용하여 읽느냐에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그동안 사람들은 책을 읽어야만 독서라고 여겼다. 그런데 <<독서, 심리학을 만나다>>는 독서의 범위를 책에서 세상으로 확장한 다음, 이전에는 독서의 대상이 아니었던 것들이 어떻게 독서의 대상이 되는지 알려주었다.

 

세계 최고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는 과거에는 문서가 유일한 정보의 전달 수단이었다면 이제는 그 수단이 17가지로 늘어났다고 설명하며 도서관과 독서의 미래가 달라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17가지 수단에는 게임, 디지털 북, 오디오 북, 신문, 잡지, 음악, 사진, 비디오, TV, 영화, 라디오, 블로그, 팟케스트, , 프리젠테이션, 강의, 네트워크와 같은 것들이 포함된다.

 

그러고 보니 나도 위에 제시된 수단들을 통해 많은 정보를 접하고 있었다. 단지 나는 그러한 행위를 독서라고 보지 않았었고 그러니 당연히 독서를 하고 있지 않다고 느껴서 마음이 무거웠던 것이다. 관점이 바뀌니 독서에 대해서 마음 편하게 접근할 수 있어서 좋았다. 나는 사실 정말 많은 정보와 지식을 다루고 있다. 단지 옛날 방식의 책 읽기가 아니었을 뿐이다.

 

* 문자 중심에서 이미지 중심으로 변하는 독서

요즘 코딩이 대세다. 게다가 뉴스도 카드 뉴스 중심으로 변했다. 많은 내용을 전달하려고 하기 보다는 한두 장의 이미지로 핵심만 뽑아서 전달할 때 효과가 훨씬 좋다. <<독서, 심리학을 만나다>>는 이미지 중심으로 변하는 시대에 어떻게 독서를 해야 하는지 안내하고 있다. 저자는 이 세상에는 원래부터 3가지 독서법이 있었다고 설명한다. 역사적으로는 중세 시대의 독서법이었던 상징 독서, 근현대의 독서법이었던 지식 독서, 그리고 인공지능시대의 독서법인 관계 독서의 순서로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고 한다. 책이 별로 없었던 중세 시대에는 모든 것이 신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상징이었을 것이라는 저자의 설명이 이해되었다. 책을 읽어야만 독서라고 생각했던 나의 시각에서 상징을 읽는 것이 독서였다는 것이 충격이었지만 이내 나의 독서관이 아주 협소하게 고정되어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책을 읽어야만 독서였던 시대를 살았는데, 더 이상 독서를 책 읽기로만 한정지을 필요가 없다는 저자의 생각에 머리가 끄덕여졌다.


* 관계로 읽는 독서 

나도 옛날 한 때 책을 많이 읽었던 적이 있다. 그런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아서 점점 책을 멀리하고 영화를 즐겨봤다. 과거에 책을 많이 읽었을 때를 떠올려보면 지식을 알아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 주위 사람들이 모두 그렇게 얘기했었고, 나도 그렇게 믿었었다. 지금은 나름 평범한 직장 생활을 통해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친목 활동을 하며 배움을 이어나가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 가끔 허전함을 느낄 때가 있고, 내가 잘 하고 있나 하는 불안감이 느껴지지만, 그에 대한 해법으로 '관계 독서'를 하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관계 독서'가 미래의 독서법이고, 사람들은 관계 독서를 통해 서로의 의미를 이해하고, 차이를 통합하고 확장하는 독서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관계 독서가 되지 않으면 지식도 공격의 도구로 사용된다는 사례에서는 정말 공감이 되었다. 195페이지에 보면 현석이와 민규의 사례가 나온다. 둘 다 우등생인데 서로를 미워하고 비난한다. 민규는 음식을 좋아하는 현석이가 싫고, 현석이는 음식 투정을 부리는 민규가 싫다. 저자는 그 둘 사이에서 관계 독서를 통해 음식이 각자에게 의미하는 바가 무엇이며, 어떤 경험을 통해 그런 의미를 갖게 되었는지 찾도록 도와준다. 둘다 어린 시절의 경험으로부터 상처를 받았던 것이다. 현석이와 민규가 서로의 경험을 이해하지 못했을 때에는 비난하고 미워할 수밖에 없었지만, 상대방의 아픈 경험을 이해 하고나니 각자가 자기의 상처 때문에 상대방을 오해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런 것을 독서로 풀어내다니……. 놀랍다. 사람들의 독서 활동을 통해 개인의 무의식을 찾아 들어가는 부분에 대해서는 신기함을 느꼈다. 실제로 체험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나는 <<독서, 심리학을 만나다>>를 통해서 독서에 대한 자유로움을 얻었다. 세상을 어떻게 읽어나가야 하는지 방법을 알게 되었으니 앞으로 잘 적용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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