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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이만 좀 쉴게요 (10만 부 기념 스페셜 에디션)
손힘찬 지음, 이다영 그림 / 스튜디오오드리 / 2021년 3월
평점 :
절판
최근 에세이 분야는 자기계발, 해외여행, 심리치유, 종교 등에 대한 내용이 출판되고 있다. 에세이가 그때그때 떠오르는 느낌이나 생각을 적은 글의 특성이 있어 에세이 분야는 출판 경향이 있다고 말하기 힘들 것 같다. 전형적인 에세이 형식의 책, 자기계발을 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에세이 형식의 책, 해외여행을 다녀와 해외여행에서 있었던 일을 쓴 책, 종교활동을 한 일을 쓴 책 등 별다른 경향이 없다.
‘오늘은 이만 좀 쉴게요’라는 책은 현실적인 위로의 말들을 건네고 있다. 인간관계, 자존감, 사랑, 인생 등 살면서 한 번쯤 고민해 봤을 문제를 그저 극단적인 조언을 해주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방안을 알려주며 고민을 가지고 있는 독자의 마음에 방향성을 제시해주고 있다. 다양한 주제들을 제시하였기 때문에 독자는 자신의 고민과 관련된 부분만 따로 찾아 볼 수도 있으며, 딱히 고민이 없더라도 책을 읽으며 자신의 인간관계, 자존감, 사랑, 인생 등에 대해 다시 한번 잘못된 것은 없는지 사람들과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며 어떤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야하는지 에세이의 형식으로 잘 나타내고 있다.
이 책의 구성은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제외하면 4가지 파트로 나뉜다. 각 파트의 이름은 ‘모두를 사랑할 수 없듯 모두로부터 사랑받을 수 없다, 자존감에 대한 엉터리 각본 다시쓰기, 눈물과 후회의 사랑이 나를 성숙하게 한다, 인생은 좋았고 때로 나빴을 뿐이다.’ 이렇게 쓰여있다. 그리고 각 파트에는 많게는 28가지에서 적게는 17가지의 다양한 소제목들이 들어가 있다. 각 소제목들 사이에는 연결 고리는 없지만 같은 파트라는 큰 연관성으로 인해 끊어짐이 없이 이어져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 책의 장점은 다양한 상황에 대한 예시, 감성적인 글, 가볍게 읽기 쉬운 글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이 중에서 감성적인 글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감성적인 글을 통해 고민하고 있던 문제를 마음에 잘 와닿는 해결책을 제시해주기 때문이다. 감성적인 글의 예를 들어보자면 ‘내가 가진 것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는 편이 누군가를 부러워하는 일보다 훨씬 더욱 생산적이지 않을까.’와 같은 글귀를 들 수 있다. 책에 적힌 대로 우리는 누구나 한번쯤 다른 사람을 부러워한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을 부러워해도 자신이 그 사람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그 사람처럼 될 수는 없다는 것을 알고 체념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남들을 부러워할 시간에 내가 가진 장점들에 대해 고민을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이런 감성적인 글귀를 통해 자신의 고민을 해결할 뿐만 아니라 자신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는 장점이 있다.
매력적인 부분은 각 소제목이다. 모든 소제목 하나하나가 감성적인 느낌으로 쓰여있어 궁금증을 유발하고 있다. 또한 글의 핵심적인 내용들을 담고 있어 글의 내용을 추측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인생은 좋았고 때로 나빴을 뿐이다.’ 파트에서 소제목 ‘마음을 살펴야 하는 이유’를 보면 마음을 살피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지만, 소제목을 읽고 나서 그 이유에 대해 궁금해지고 어떻게 마음을 살피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따라서 소제목이 책이 갖는 가장 매력적인 점이다.
이 책에서 보완되어야 할 내용은 제목이다. 제목은 휴식에 관한 내용같이 ‘오늘은 이만 좀 쉴게요’지만 막상 책을 읽어보면 휴식에 관한 내용보다는 인간관계에 대한 나의 고민을 해결하는 방법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이기에 제목만 보고 이 책을 샀다면 후회할 확률이 높다. 따라서 제목을 휴식에 관한 것 보다는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 해결에 관한 것으로 바꾸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서적 사이트에서 세일즈 포인트 22,325점, 9.3점의 평점을 받고 있는데 굉장히 높은 수치이다. 주로 20~40대 여성이 이 책을 구매했다. 비판적인 평가는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요즘버전으로 각색/축약하면 이런 내용이지 않을까. 한 줄 뚝 떼서 sns에 올리기엔 좋다. 아니, 오히려 그렇게 보았을 때 더 좋을 글 같다.’는 평가가 대표적이다. 이를 통해 볼 때 한국 에세이에서 같은 주제의 책들은 비슷한 내용을 띄고 있어 독자들은 새로운 내용을 원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 책의 한계는 제목이 내용과 잘 맞지 않고, 다른 책들과 차별성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다른 책들과 차별성이 없다는 것은 한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 에세이의 내용이 비슷한 이유에는 독자들이 그러한 책들을 많이 읽기 때문에 내용이 차별화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제목만 잘 보완하면 어떨지 제안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