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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저드 베이커리 (양장) - 제2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ㅣ 소설Y
구병모 지음 / 창비 / 2022년 3월
평점 :
때로는 나의 일을 알아봐주는
상대방의 정확한 인식만으로도 위로가 된다.
p.79-80 “한창 자라나는 나이대의 애가 거의 매일 저녁마다 우리 집에서 사 가는 빵의 양으로 봐서는 집에서 저녁을 먹지 않는 것 같고, 저녁을 준비하는 사람과 관계가 좋지 않거나 그럴 만한 사람이 아예 없거나, 결론은 집에서 가족한테 당하고 나오는 길이야. 거기까지만 알아도 충분한데 어째서 네가 그 가족과 사이가 나쁜 이유까지 물어야 하지?”
간결한 말을 통해 큰 위로가 전해지기도 한다.
p.75 “울어, 울면 좀 나아질 거다.”
“그러니까 소리 내도 된다고.”
p.80 “아무라도 그 정도는 보면 알아. 하지만 뭐, 단골손님이니까 한 번이라도 더 보게 되는 건 있지.”
p.81 “왜- 나, 나를- 도와, 도와, 줘요?”
“말했듯이 단골손님의 특권. 가게 안에 들어온 사람은 많지만 오븐 속까지 들어온 건 네가 처음이야.”
녹아서 눈에 보이지 않지만 사라지지 않는 소금물 속 소금처럼
저마다에겐 미해결된 과제들이 있기 마련이다.
위저드 베이커리가 열려있던 14년동안
그리 나아지지 못한 현실의 모습처럼
각자의 14년도 해결되지 못한 채일 수 있다.
아직도 길을 찾기 힘들고,
방법이 없어 보이는 우리에게
fantasy가 주는 쉼과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서툴고 자신이 없지만,
만족과 행복을 통해서,
또는 반대로 좌절을 통한 후회와 반성을 통해서
우리는 매번 조금은 더 나은
우리 각자 맞춤형의 선택을 하며 살아갈거라 믿는다.
부디 그 선택이
쓴 현실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달콤한 빵 한 조각이 되어 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