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발견 - 스스로 가능성을 여는 - EBS 교육대기획 학교의 고백
EBS 학교의 고백 제작팀 지음 / 북하우스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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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부모들은 다 안다. 아이에게 놀이가 얼마나 중요한지 말이다.

그리고 자신들이 어릴적 신나게 뛰어 놀았던 시간이 얼마나 즐겁고 소중한 추억으로 남았는지..

하지만 부모가 되고 본격적인 육아가 시작되면서 그 사실을 외면해 버리고 만다.

그때와는 시대가 다르다고..

본인이  자랐던 그 시대와 지금은 너무 다르다고..

시대는 달라진게 분명 맞다. 달라도 너무 달라졌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시대가 달라졌어도 그 본질과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진리를 증명해 보인 프로그램이 EBS의 <학교의 고백>이고, 그 내용을 책으로 담은 것이 바로 < 스스로 가능성을 여는 아이의 발견>이란 책이다.

나는 <학교의 발견>이란 프로를 보지 못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학교의 발견>이란 프로를 봐야 겠다 생각했다.

아이들이 보여주는 진리... 그것을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흥미로웠던 것은 놀이를 통한 아이들의 변화였다.

나는 내 아이들을 통해서도 이 진리를 깨달았다.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부모들이 원하는 학습이 가능하다.

정말 그랬다.

나는 첫아이를 놀이학교와 영어유치원을 보낸 경험이 있다. 그 당시에는 그것이 내 현실과 아이를 위해 최선의 선택이라 여겼고 그 효과도 나쁘지 않았다. 아이는 주는 대로 흡수를 해서 꽤 아웃풋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다 모든 걸 그만두고 집에서 놀기 시작했다.

내가 따로 무언가를 해주는 성격은 아니라 두 아이는 나름대로 그들만의 이야기로 놀이를 했고 풍부한 상상력의 세계를 만들어 갔다.

그리고 놀이에서 규칙도 배우고 숫자도 배우고 모양도 배우고 그랬다.

심지어 아들은 수업이라곤 한글 배운게 전부인데도 스스로 숫자를 터득하고 덧셈까지 놀이처럼 배웠다.

스트레스 하나 없이 아이는 배움을 얻었고 나역시 스트레스 없이 돈을 들이지 않고  수학을 가르칠수 있었다.

자신의 행동과 사고를 스스로 조절하는 능력, 아이들이 학교 생활을 잘 하는데 필요한 집중력, 인내심을 가지고 학습을 꾸준히 할수 있는 능력이 자기 조절능력인데 놀이를 통해 가장 많이 키워진다고 한다. 

숨바꼭질 하나에서도 아이들은 배우는 것이 많다. 놀이가 아이들의 삶의 방식이라는 문구가 꽤 깊게 다가온다. 아이들에게 놀이시간을 빼앗는 것은 삶의 방식을 배울 기회를 빼앗는 것과 같다는 것...두려운 이야기가 아닐까? 

간단한 실험들의 결과를 보면서도 놀이의 효과가 그저 놀랍기만 하다. 

이렇게 편하고 좋은 방법을 외면하고 왜 우리는 아이들을 의자와 책상앞에만 묶어두고 있는 것인지... 

 

< 잘 노는 아이들의 눈을 들여다 보라. 잘 노는 아이가 세상을 바라보는 눈빛은 늘 반짝인다.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은 놀이 속에서 되살아나 배움의 기쁨이 된다. 배움은 평생의 과정이며, 그 배움의 시작은 놀이에서 부터 이루어진다. P.112> 

우리가 모두 마음에 새겨야 할 문구같다. 나 역시 이 문구를 잊지 말아야 겠다.

  

 

 

눈이 보이지 않는 아이들의 코끼리 만지기 프로젝트... 

이 부분을 보면서 나도 참 수많은 편견에 둘러쌓여 있구나 하고 새삼 더 깨닫게 되었다. 

나 역시 눈이 안보이는데 이들에게 미술이란 교육이 필요할까 생각하고 있었고 그들이 무엇을 원할지에 대해 한번도 깊게 생각해 본적이 없다는데 생각이 미치자, 괜시리 아이들의 엄마로서 부끄럽기도 했다. 

아이의 책 중에 <코끼리를 만질거야>란 책을 읽은적이 있었다. 고정욱 작가의 책이었는데 그분 역시 장애를 가진 분이라 장애우에 대한 책을 많이 집필하시는 듯하다. 

코끼리를 만져보고 싶어하는 아이의 마음을 담은 책이었는데 ' 아이의 발견'을 읽으면서 그 책이 많이 생각났다. 

가슴이 뭉클했던 기억이 있는데 그런 이야기가 동화가 아닌 실제로 이루어지다니.. 

여기 부분을 읽으면서 편견에 눈이 닫혀 아이의 재능을 발견하지 못할수도 있다는 생각에 등골이 서늘해진다. 

내 아이가 지금은 멀쩡함에도 불구하고 아이에 대한 부모의 편견으로 아이의 재능을 놓칠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눈이 보이지 않는 아이들이 거리로 나섰다. 세상을 손끝으로 만나고 귀로, 코로 세상을 만난다. 그들이 그 외출후 그린 지도를 보면서 가슴이 아팠다.  

하지만 그들의 그림엔 그들의 느낌이 담겨있고 그들의 보임이 담겨있다. 

보이는 사람들의 편견을 버리는것. 그것이 보이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인듯하다. 

한국에서는 만질수 없던 코끼리.. 아이들은 태국까지 가서 코끼리를 만져볼수 있었다. 

새로운 도전, 한발짝 나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감동이 밀려온다.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얼마나 큰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 아이들이 코끼리를 향해 손을 뻗는 것은 또한 얼마나 힘겨운 일일까? 

하지만 아이들이 코끼리와 나눈 교감은, 아이들의 감성은, 우리가 보지 못한 가치를 발견하게 해준다. 

눈은 보이지 않지만 풍부한 감성과 상상력은 그들만의 장점일테니 그들이 그 장점으로 행복해졌으면 참 좋겠다. 

다름은 평범함이 아닌 특별함이 될수 있다는 문구가 가슴에 남는다. 

 

 

대한민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사는건 참 어렵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학생으로 산다는 것은 더 어렵다.

그들은 공부라는 틀에 갇혀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살아간다.

아이들은 공부하면서 자신감이 낮아지고 공부에 대한 의욕도 잃어간다.

왜 공부해야 하는가에 대한' 왜'가 빠져있기 때문이다.

그 '왜'를 함께 찾아줘야 할 사람이 바로 부모가 아닐까?

아이들에게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공부나 열심히 해라가 아니라 아이가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부터 찾도록 해줘야 할것이다.  

또한 낮은 자신감으로 무기력에 빠진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인정과 격려다. 

힘든 아이들에게 아이들의 선택을 믿어주고 변함없이 응원을 보내고 아낌없이 격려를 하는 부모가 필요한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에 대한 부모의 욕심 내려놓기... 

사실 나 역시 이것은 참 어렵다. 

부모로서 당연히 아이가 좋은 길을 걸어가기를 바라게 되고, 그렇게 하기 위해 부모로서 최선을 다한다고 하는데 아이가 그만큼의 노력을 보여주지 않을때, 참 답답하고 화가 나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아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들여다 볼 여유가 안생기게 된다.  

아직은 아이가 어리니 더 큰 실수를 하기 전에 이책을 읽은 것이 다행이라고 할까?

스스로 배움을 터득하게 하고 내면에서 우러나는 순수한 동기가 자극이 되어 배움의 즐거움을 알아가는 아이로 만드는 것.

이 책이 주는 가장 핵심적인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내 아이가 주인이 되는 세계에 내 손과 발과 생각이 닿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아이를 키우고 싶다.

엄마의 생각과 기대에 아이가 자신의 행복을 놓치고 자신의 가능성을 버리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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