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블로와 두 할아버지 동화는 내 친구 70
해리 벤 지음, 이유림 옮김, 멜 실버먼 그림 / 논장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책을 읽으면서 나의 어린 시절의 한 풍경이 떠올랐다.

아침에 일어나 방문을 열면 그대로 해가 떠오르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고 마당 한켠엔 우물이 있었고 또 한켠에는 외양간의 소가 있었다.

가끔씩 농사일도 도와야 했고 한겨울에는 땅콩 농사를 하신 아빠 덕에 땅콩외피를 밤 늦도록 가족들이 까기도 했었다. 힘들었겠지만 지금은 그때의 아름다운 그림만 가슴속에 남아 있다.

그런 추억을 다시금 떠올리게 하는 책이었다. 아마 지금의 도시의 아이들은 상상하기도 힘든 일들이 되어 버린 그런 추억이 가끔씩 떠오르면 잠시나마 안도가 되는 느낌을 받고는 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때의 추억이 떠오르면서 요즘 아이들은 이 책을 100% 이해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파블로의 정서에 가까이 다가가기 힘들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반 할아버지가 파블로가 당나귀 앙헬리토에게 말을 걸었을때, 그런 파블로의 남다른 점을 실반 할아버지가 정말 발견 한건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히 파블로는 여느 시골 아이와는 달랐다. 글을 읽지는 못했지만 여느 아이보다 현명했고 지혜로왔다.사람의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지 않고, 말속의 진심을 읽을줄 아는 아이였다. 눈앞의 이익에 자신을 속이지 않았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줄 알았다.

그런 파블로 였기에 그를 만난 사람들이 그를 포용하고 싶었던게 아닐까?

파블로의 두할아버지는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한 사람은 거짓말로 상황을 모면하고 능청스럽고 게으른 반면, 다른 한 사람은 책을 많이 읽고 모든 걸 다 가진 유명한 시인이지만 고집스럽고 우울하고 외로운 사람이었다.

하지만 파블로는 그들의 단점만 보고 그들을 싫어하는게 아니라 그들의 밑바닥에 깔린 마음을 읽을줄 아는 아이였고, 그래서 그들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갔다. 결국 파블로는 돈이 많은 돈프란시스코가 제안한 교육 기회를 잡게 되는데 이 기회는 그냥 온것이 아니라고 생각된다. 실반 할아버지가 파블로에게 주기로 했던 앙헬리토가 원래는 다른 사람의 것이었다는 것을 알았을때 할아버지를 원망하고 떠나지 않았기에 인연이 닿았다고 생각된다. 관계란 우연치 않은 순간에 찾아오는 것이 아닐까?

두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통해 둘중의 누가 인생을 잘 살고 있고 더 행복한 것인지를 가늠하기는 어렵다. 돈이 많다고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돈 프란시스코 할아버지가 보여 주고 있고, 돈은 없지만 언제나 희망과 꿈을 가지고 사는 실반이 꼭 불행하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을 한발짝씩 발전시키고 행복으로 이끌어 준것이 바로 파블로 였기에 파블로의 아우라가 이 책을 끝까지 읽게 만들었던 것같다.

자연속에서 자라 자연처럼 속이지 않고 자연처럼 진정성이 있으며 자연처럼 아름다운 파블로의 마음처럼 내 아이들이 커갔으면 하는 바램을 갖게 만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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