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슬머리 수의사 24시간이 모자라! - 수의사 직업가치동화 3
한정영 지음, 이예숙 그림, 허은영 감수 / 북멘토(도서출판)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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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멘토의 직업가치동화 <곱슬머리 수의사 24시간이 모자라!> 읽어봤어요.
직업인의 자세를 배우고 적성을 발견하는 북멘토의 시리즈인데요.
CEO, 요리사에 이어 수의사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어요.
요즘 워낙 반려동물을 많이 키우고 있어서 덩달아 수의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것 같아요.
이 책은 수의사에 대한 직업적 내용과 직업적으로 갖추어야 할 정신뿐만 아니라 수의사로서 아이들이 알 수 없었던 직접적인 역할까지도 알 수 있어서 직업 동화로서 충분히 사실적으로 잘 표현된 책인듯합니다.
 



수희는 강아지를 좋아합니다.
그래서 강아지에 대한 지식이 상당하지요.
민주가 강아지를 키우겠다고 하면서 수희에게 조언을 구하는데 좋은 강아지에 대한 내용이 술술 나오네요.
수희의 꿈은 훌륭한 수의사입니다.
아픈 강아지를 치료해주고 버려진 강아지는 데려다 돌봐주고 좋은 곳에 보내는 일도 하고 싶고 동물병원도 동물이 좋아할 만큼 예쁘게 꾸미고 싶거든요.
그래서 미리미리 인터넷도 뒤져보고 책도 찾아보면서 수의사가 되기 위해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하는지 알아두었죠.
요즘 아이들은 꿈이 없고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잘 모른다고 하는데 이렇게 수희처럼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 되는 방법까지 찾아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 책을 읽으며 수희처럼 나도 꿈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만 해도 좋을듯합니다.
 


거리의 동물들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 수희는 우연히 다친 고양이 덕분에 한 아저씨를 만나게 됩니다.
아저씨는 수희에게 이것저것 지시를 하면서 고양이 응급처치를 하는데요.  아저씨는 수희를 보면서 동물을 좋아한다는 것을 단박에 알아차리더군요. 수희에게서 사료냄새도 나고 손등의 고양이에게 할퀸 자국을 보고 그렇게 알았다는 거예요. 이 아저씨도 보통 분은 아닌듯하지요?
아저씨는 수희가 수의사가 된다면 잘 해낼 것 같다고 하시면서 수의사가 달콤하기만 한 직업이 아니라며 자신의 동물병원에 와서 현장학습을 해보라고 합니다.
수의사가 꿈인 수희에겐 정말 좋은 기회가 되겠네요.
 


수희는 엄마한테 차마 말은 못했지만 수의사가 어떻게 하루를 보내는지 궁금해서 동물 병원에 가보았어요. 우선은 병원 청소부터 시작했어요. 동물들 똥오줌도 치우고 사료를 주기도 했지요.
또 아픈 강아지를 데리고 온 유진이에게 강아지를 키울 때 주의할 점도 알려주었어요. 청소할 때보다 유진이 얼굴이 밝아졌네요.^^
그러다가 새끼를 낳으려는 강아지가 병원에 왔는데 난산으로 인해 제왕절개로 태어난 강아지가 숨을 쉬지 않아 의사선생님이 갓 태어난 새끼의 주둥이와 코를 입으로 빨아대는 모습을 주희가 보게 됩니다.
수희는 그 모습을 보며 속이 울렁거려 헛구역질을 하는데요. 수의사의 진짜 리얼한 모습을 보게 되는 순간이었죠.
그리고 말도 안 되는 생떼를 부리며 의사선생님들에게 화를 내는 손님도 대해야 하는 모습도 지켜보게 되지요.
 



수희가 동물병원에서 수의사의 진짜 모습을 알아가는 동안 한마음 언니에게 맡겨두었던 라푼젤의 상태는 점점 악화되어 가고 있었어요.
다행스럽게도 강양희 선생님이 그런 라푼젤을 알게 되어 수술을 해주셨답니다.
정말 감사한 일이죠.
돈보다 동물의 생명을 먼저 생각하는 그 마음이 수의사가 가장 기본으로 가져야 할 마음가짐 아닐까요?
이런 강양희 선생님의 모습을 보며 분명히 수희도 그런 수의사가 될 거라 생각해요.
자신이 키우다 죽은 라푼젤과 비슷해서 라푼젤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돌보았던 거리의 개 라푼젤~
수술을 했지만 상태가 좋지 않았는데 수희는 수의사로서 포기하지 않는 믿음으로 라푼젤을 돌보기 시작했어요.
수희는 강양희 선생님의 권유로 라푼젤의 진료 일지도 쓰게 되는데요.
수의사가 되기 위한 한 걸음을 더 내딛는 순간~
진료 일지는 나중에 엄마가 수희가 라푼젤을 다시 키울 수 있도록 허락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기도 하지요.
 

수의사가 되고 싶었던 수희는 강양희 선생님을 따라다니며 수의사가 해야 하는 여러 일들을 직접 보게 되는데요.
동물 병원에서 이쁜 강아지들이나 고양이들을 돌보는 모습만 상상했던 수희 입장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수의사의 역할에 놀라고 말아요.
그래서 다시 한번 수의사의 꿈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봅니다.
문제는 병원에 있는 라푼젤이 이제는 퇴원을 해서 누군가의 돌봄을 받아야 하는 건데요. 친구들이 처음엔 관심을 가졌지만 라푼젤이 다리 하나가 없어 의족을 한 강아지라는 걸 알게 되자 모두들 그 관심을 거두어들이더군요.
반려동물에 대한 우리의 기본적인 편견이 적나라하게 보이는 순간이죠.

결국 수희는 엄마를 설득하고 라푼젤을 집에서 키우게 됩니다.
수희의 엄마가 예전에 유기 동물 보호소에서 일할 때 많은 강아지를 안락사 시킨 기억 때문에 강아지 키우며 다시 슬픔을 겪고 싶지 않았던 건데 수희의 진료 일지를 보고 마음이 바뀌게 된 거죠. 수희는 라푼젤을 집에서 돌보기 시작하는데요. 젖소 의사 아저씨가 만들어준 라푼젤 의족은 낯설어하며 사용을 거부했어요. 하지만 라푼젤이 의족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돌보아주었고 결국 라푼젤이 의족을 끼고 걷기 시작했답니다. 엄마 아빠도 수희가 라푼젤을 잘 키울 수 있도록 개집을 사주고 집의 문턱을 없애는 등 응원을 아끼지 않았답니다. 
개를 사랑하는 마음과 강양희 선생님의 병원에서의 경험, 그리고 라푼젤을 돌보며 느끼는 것들을 통해 수희는 겉핥기 식의 꿈이 아닌 진짜 꿈을 이루기 위해 차곡차곡 준비할 수 있겠지요.
 


​직업 동화인 만큼 부록으로 수의사가 되기 위한 적성 찾기부터 가치 찾기까지 살펴보는데요.
가치 찾기 부분에서는 수의사로서 고민해봐야 할 문제들로 진지하게 생각해 볼 거리를 던져주어 좋았네요.

직업 동화라고 하면 그 직업이 어떠한 일을 하게 되는지를 가볍게 다루는 경우가 많은데 북멘토의 직업가치 동화는 좀 더 생각할 여지를 주고 그 직업의 이면까지도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해주더군요.
그 직업의 힘든 부분은 슬쩍 숨길 만도 한데 적나라하게 드러내놓고 직업의 외면만 보지 말고 속내까지 보고 직업 선택을 신중하게 하도록 유도하는 것처럼 느껴져 마음에 들더라구요.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만으로는 수의사가 되겠다는 마음을 갖는 게 아니라 수의사로서 갖추어야 할, 견뎌야 할, 참아내고 이겨내야 할 부분까지 알려주고 있으니 수의사가 되고자 하는 친구들에게는 좋은 동화가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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