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성 문학과지성 시인선 365
신해욱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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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에서부터, 눈끝에서부터, 서서히 묽어지는 기분. 물속에 잠긴 채 오래 숨을 참으며 천천히 떠오르는 기분. 물밖으로 나와 축축히 젖은 몸의 열기를 느끼는 기분. 그렇게 기화하는 나. 겹겹이 확장되는 시간 속에서 도처에 기포처럼 심어지는 나. 그렇게 얼추 천사가 되어보는 기분. 천사의 살비듬 같은 시편들. 나는 내가 아닌 나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이번 아침에는 웃어도 좋을 기분. 한껏 투명해지고 나서야 보이는 나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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