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이라고요, 곰! 책가방 속 그림책
프랭크 태슐린 지음, 위정현 옮김 / 계수나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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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이 보는 그림책 안에 집단 폭력성과 권력의 부조리 같은 사회 문제들이 녹아져 있다.

귀여운 그림이라는 당의정에 감싸인 체...

책을 읽고 딸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딸이 조심스럽게 전에 자기 이런 거 뭔지 안다고... 친구 중에 자기나 다른 친구들을 자기 마음대로 조종하려는 친구가 있었다고...

그래서 그때 힘들었다는 이야기를 했다.

아직 학교라는 집단에 속해 있는 어린아이들도 그 나름, 그 안에서 자신을 마음대로 정의하고 자신을 휘두르려는 어른이나 친구들과 대면하게 되고... 거기서 자신을 잃지 않고 지켜내려고 고군분투하고 있다.

나를 휘두르려는 상황들 속에서 나 자신을 지키는 힘이 어느 때보다 필요할 때이다.




지금은 공장이 되어버린 숲에 살던 곰은, 깨어나자마자 가스라이팅을 당한다.

가스라이팅 당하는 곰이라니...

(가스라이팅은 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모하게 조작해 그 사람이 스스로 의심하게 만듦으로써 타인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위로, 가스등이란 연극에서 유래한 것이다.)




다수 대 일의 상황에서 나 혼자 아무리 외쳐도 다수가 그게 맞는다고 하면 내가 잘못인 상황이 사실 흔하게 있다.





여기서 가장 소름 끼치는 부분은,

같은 동족도 나를 내가 아니라고 부정하는 점이다.

아마 상처받은 아이가 "엄마 친구들이 내가 잘못했다고 비난해?"라고 왔을 때, 엄마가 "그러게 잘하지 좀 그랬어!"라고 말하는 상황 아니랄까?

이 장면을 보면서, 늘 다짐해 오고 기억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것이지만...

남편과 아이가 세상에서 억울한 일을 당하고 돌아왔을 때, 자신이 부정당했다고 힘들어할 때...

네가 맞아! 너는 멋져!라고 적어도 이 세상에서 나는 남편과 아이의 편에 서줘야겠다고 다짐한다.

자신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그리고 나도 나 자신을 지킬 수 있도록...




누구든 노예 취급을 당하다 보면 자신이 노예인 줄 알게 된다.




자신을 잃어버리게 된다.






하지만 결국엔 자기는 자기 자신을 지켜 낸다.

옮긴이 위정현이 마지막에 한 말처럼,

상대방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고, 타인의 고통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으며, 자신의 판단만이 옳다고 주장하는 오만한 이기심 앞에서 정당성을 주장하지 못하는 곰의 억울한 심정을 우리 아이들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말에 공감한다.

그리고 저런 세상에서 자신을 지켜낼 수 있는 아이로 성장했으면 좋겠다.

더불어 다른 이에게 공감 할 수 있는 어른으로 자랐으면...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리뷰)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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