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궁전
폴 오스터 지음, 황보석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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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로 쓴 서평

1.달의 궁전

💧작가 및 작품 소개

폴 오스터는
시인으로 그의 첫 이름을 알린 후 일명 <우연의 미학>이라는문학세계를 구축하여 독창적 상상력을 자극하는 작가라고 한다.
<거대한 괴물>이라는 작품으로
1993년 메디치 외국 문학상을 수상,
잘 알려진 뉴욕 3부작(유리의 도시, 유령들, 잠겨있는 방),
달의 궁전 등 그 외 다수 작품이 있다.

달의 궁전은
사실주의, 신비주의를 잘 버무려 삶의 현실과 비현실의 훌륭한 혼합이라는 평을 받은 바 있는데 상징적인 이미지들을 탄탄한 문체와 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결합시키는 문학적 기량은 다른 작가에게서 좀처럼 발견할 수 없는 덕목이라고 한다.



💧줄거리 / 내용 요약
스스로 자신의 미래는 없다고 느낀 마르코 스탠리 포그.
사생아였던 그는 15살에 엄마가 돌아가신 후 보헤미안 기질이 강했던 외삼촌에게 맡겨진다.
외삼촌과 마르코는 나이를 뛰어넘는 친구사이가 되었고
자연스럽게 외삼촌의 자유분방함에 영향을 많이 받으며 성장한다.
언제나 소설적 요소가 그렇듯 안녕을 내버려두지 않는다.
유일한 친구 외삼촌 마저 세상을 떠나고 상심한 마르코는 외삼촌이 유산조로 넘겨준 책 천 권과 함께 스스로를 지독한 빈곤에 가둬버린다.
마르코는 천 권의 책을 읽으며 생기는 사유들에 깊이 빠져들었고
빈곤을 넘어 기아에 허덕이면서도 돈을 벌 생각조차 하지 않은 채 방황하다가 결국 쓰러진다.

주변인의 도움을 받고 한 노인의 간병을 돕는 일자리를 얻게 되면서 다시 홀로서기를 해 나가는 마르코.
여기서도 소설의 극적인 요소가 그렇듯
그 노인은 우연히 만났지만 결코 우연이 아닌,
마르코의 인생에 대단히 중요한 인물이자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찍게 해준다.



💧발췌
“태양은 과거고 세상은 현재고 달은 미래다˝
차이나풍 레스토랑 ‘달의 궁전’에서 재미삼아 쪼개 본
포천 쿠기(점괘가 든 과자) 안 글귀이다.
이 글귀는 소설 전반적으로 흐르는 ‘달’에 대한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빈곤에 시달리던 마르코는 자신의 집 유일한 창 틈으로 보이는
‘달의 궁전’ 레스토랑 간판을 보면서
무미건조하고 색채없는 자신의 생활에서 유일하고도 과도할 만큼 반짝이던 간판을 바라보며 ‘조금 낫다’라고 여겼던 지난날의 기억과 홀로서기를 시작한 후 간판만 바라봤던 그 식당에 손님자격으로 즐기던 자리에서 나온 그 글귀가
“불가사이 한 일의 전조가 되는 진실을 내포”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마르코가 느낀 이 “불가사이 한 일”이라는 것은
작가의 문학적 기량인 <우연의 미학>의 극치이며
이 소설의 결정적 내용이라고도 할 수 있다.




💦전체 느낌
우리가 많이 접해 본 이야기이다.
“이러 이러 하다가 이렇게 되었고
결국 그러니까 이렇게 되는˝ 식의 구성이라고 해야 할까..
우연치고는 짐작 가능한 뻔한 전개가 다소 식상하게 느껴졌다.
우연에 우연을 거듭하는 사이
나는 여러 갈래로 다음 내용을 짐작해 보았지만
혹 그 짐작이 빗나갔더라도 그다지 새로울 것 없는..

하지만
작가의 문체는 매우 철학적이다.
에밀 아자르<자기 앞의 생>나
줄리언 반스<예감은 틀리지 않는다>가 생각났다.
오랜만에 접하는 철학적 문체가 반가웠고
툭툭 내뱉는 듯한 문투로 상황을 묘사할 때 재미를 느꼈다.
마치 독자에게 반발로 농담을 하는 듯한 느낌이랄까.

이 책은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읽어볼 만 하다.
무엇보다 이야기적 요소가 가득하고
그렇다고 마냥 가볍지만은 않은 문구들이 읽는 재미를 더한다.
한 남자가 힘겨운 젊은 날을 살아내는 내용은
대부분 우리들에게도 있는 불분명한 감정들과 많이 비슷할것이기에
영화를 감상하는 마음으로 읽는다면~
혹시 무료하거나
혹시 의욕이 잘 일지 않거나
혹시 밤이 길게 느껴지는 날에..
아주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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