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동생이 필요없다 나의 첫소설 3
카티 리베이로 지음, 프레데리크 주스 그림, 윤정임 옮김 / 함께자람(교학사)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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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꽤 오랜 시간을 홀로 지낸 아이에게 동생은 낯설고도 두려운 존재일 것이다. 부모나 친지들의 관심이 한순간에 사라질 것 같기 때문에, 언제나 받는 것에 익숙했던 자신의 사고방식을 바꾸어야 하기 때문에 동생을 맞이하는 아이들은 나름대로 혼란의 시간을 겪는다. 자신의 불만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표현할 수 없는 이 아이들(대개 맏아이)은 스스로도 자신이 겪는 불편함의 원인이 어디에서 기인하는지 모른다. 엄마가 아이를 임신하고 있는 기간, 즉 열 달의 시간은 엄마 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중요한 시간이다. 동생이란 무엇인지, 사랑은 어떻게 베푸는 것인지를 몸으로 알아가면서 가족의 의미를 파악하는 기간인 것이다. 자기 자리를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불안함을 치료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그것은 이 책에 명쾌하게 나와있다. 바로 다른 가족들의 사랑과 관심이다. 뤼카의 가족은 레나가 태어나기 위한 열 달의 시간 동안 뤼카에게 굉장한 것을 가르쳐 준다. 엄마가 늘 함께 하는 공휴일과 외가 식구들의 사랑, 아빠가 임신한 엄마에게 쏟는 무조건적인 헌신은 뤼카에게 '너는 소외되지 않았어'라는 것을 자연스레 익히게 해 준다. 말로서 가르치는 것보다 아이가 몸소 느끼게 하는 것의 힘은 실로 굉장하다. 뤼카가 자신의 동생을 사랑으로 맞이하게 되었으니까. 이 책은 새 가족을 맞이하는 어느 누가 읽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따뜻하고 깊이 있는 시선을 보여준다.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부모가 된다는 것, 오빠(혹은 언니)가 된다는 것, 그리고 서로에게 사랑을 베푼다는 것의 의미를 새겨보게 하는 의미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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