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자평] 심연으로부터

심연으로부터 - 감히 그 이름을 말할 수 없는 사랑을 위해
오스카 와일드 지음, 박명숙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5월

감옥에서 자신의 인생을 파괴한 애인에게 보내는 서간이다. 그가 쾌락과 명성과 자신의 천재를 누리고 있었던 시절에 중시하던 날선 스타일이나 재기는 없다. 이 책은 그의 의도된 글이라기보다 의도하지 않던 목소리로 읽힌다. 자신의 말인 ｀심장이 찢겨져 나간 광대｀의 탄식이나 외침이 이어진다.

[100자평] 책 먹는 법

책 먹는 법 - 든든한 내면을 만드는 독서 레시피 ㅣ 땅콩문고
김이경 지음 / 유유 / 2015년 8월

책 읽는 법을 배우려고 샀다기보다, 나처럼 책을 좋아하는 저자의 말을 들으며 위로를 받고 싶어서 샀다. 놀라웠던 건 작가의 글에서 이런 류의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서 흔히 보이는 아집이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내 책 읽기 습관을 되돌아보며 작가와 얘기를 나누듯 즐겁게 읽었다.

[100자평] 쉼표, 경주

쉼표, 경주 - 휴식이 필요한 당신을 위한 맞춤 경주 여행 ㅣ 쉼표 여행서 시리즈
유승혜 글.사진 / 클 / 2015년 4월

여행서, 특히 가이드북에 실린 내용은 형식적인 소개로 그치고 마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책의 저자는 마치 에세이의 저자처럼 자신이 실제로 느낀 것을 생동감 있게 말해 독자를 매혹한다. ｀경주 주민 추천｀ 코너와 ｀시간이 나면 가볼 곳｀이란 코너가 계획을 세울 때 많은 도움이 되었다.

[100자평] 정키

정키 ㅣ 펭귄클래식 60
윌리엄 S. 버로스 지음, 조동섭 옮김, 올리버 해리스 서문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09년 12월

진실도 연민도 아름다움도 없는 약물 중독자의 세계. 약 말고는 어떤 것에도 무관심한 약물 중독자의 상태를 빠르고 정직한 언어로 묘사한다. 약물 중독자의 환상은 알콜중독자의 환상만큼 낭만적이지 않다.

[100자평] 그들의 등 뒤에서는 좋은 향기가 난다

그들의 등 뒤에서는 좋은 향기가 난다
오사 게렌발 지음, 강희진 옮김 / 우리나비 / 2015년 8월

따뜻하고 기분 좋은 상식이 얼만큼 잔인해질 수 있는지 보여 주는 강렬하고 지적인 그래픽노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