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본 없음 - 삶의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기 위해 쓴 것들
아비 모건 지음, 이유림 옮김 / 현암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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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북캉스 #에세이

인생에는 정해진 각본이 없기에
더 살만한것 아닐까..


#각본없음
#아비모건
#현암사


이 책은 영국 극작가 겸 시나리오 작가 아비 모건의 사랑과 상실에 관한 에세이며 자기 경험을 바탕으로 쓰여졌다.

18년간 함께 산 파트너 제이콥이 어느 날 욕실에서 쓰러져 모건에 대한 기억을 잃으며 시작된 3년의 기록을 쓴 책으로 회고록은 아니지만 그간의 견고한 사랑이 삶의 흔들림 속에서 빛을 발하는 순간을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책이 손에 들렸을때 이 책에 대한 정보 없이 무작정 읽어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책의 주제가 가볍지만은 않다. 그래서 앞부분을 읽으면서 더이상 책을 읽을 수 있을까? 자신이 생기지 않았다. 하지만 책을 덮을 수도 없었다. 아비모건이 선택한 단어와 문장들이 모든 입장을 대변해 주었기 때문이다.
나는 독자중에서도 가장 겁이 많은 독자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데 이 책을 읽어낼 수 있었던 것은 책속에서 아비모건의 사상과 단단함의 매력에 빠졌기 때문이다.
진실은 숨겨지지 않기 때문이다.

비모건의 인생에서 배우, 작가, 영화, 작품들이 빠짐없이 스며들어있는 듯 하다. 오히려 그런점이 자신의 절망속에서 고통을 책으로 써낼 수 있는 힘이 되어준 듯하고, 꾸며진 작품과는 또 다른 차원의 현실그대로의 기록을 쓸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라 생각한다.

표지에서 처럼 뒷모습 그리고 빨간 줄 하나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책을 읽기전 후로 나누어 이 책의 표지를 본다면 표지자체가 작품으로 보일 수 도 있으리라 생각해본다.

P.15 나는 이야기의 끝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그 끝을 알지 못하면 걷잡을 수 없이 불안하고, 무기력하고, 두려워진다. 마치 물 묻은 손가락으로 유리잔 가장자리를 문지를 때 나는 소리를 듣는 것과 같다.

P.22 우리가 결혼한 건 아니라는 말이 아픈게 아니다. 문제는 '파트너'라는 단어가 지금 우리의 모습과 맞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파트너라는 말로는 이 관계를 모두 설명할 수 없다.

P.47 어떤 날에는, 아니, 자주 제이콥이 죽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정말 죽음에 가까웠던 적도 있었다.

P.82 깨끗하면서 불필요한 요소 없이 딱 적당한, 두 문 사이를 지나가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곳이다. 하지만 우리는 오래 머물고 있다.

P.89 나는 연속되는 이 상황들이 어딘가 모르게 익숙하면서도 낯설었다. 마치 또 다른 환자의 모습으로 우리 옆에 선 새로운 배우들이 연기를 시작하고, 그 초현실적인 감각이 우리를 감싸는 느낌. 계속해서 같은 장소에서 촬영하는 기묘한 프로그램의 출연자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P.111 내가 믿음 대 종교에 관한 내용으로 이의를 제기할 때마다 논쟁하곤 했다. 그는 믿음이란 증명 할 수 없는 무언가를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고, 종교는 그 외의 모든 것, 가족, 공동체, 역사, 질서처럼 우리의 의지로 좋은 부분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모든 토론이 의미 없어진 지금, 우리가 믿어야 하는 신은 과학이다.

P.125 나는 좁은 시야에 온통 사로잡혔고, 다른 사람들은 내 분노와 고통에 갇혀 그 주위를 조용히 서성이고만 있었다. 지금도 이때의 내 모습이 부끄럽다.


P.131 제이콥의 빈자리가 너무 크다. 내가 제이콥에게 너무 많이 의지했다는 사실을 서서히 깨닫고 있다.

P.143 저를 웃게 해 줘요. 훌륭한 사람이에요. 멋진 사람. 아름다운 사람. 영리한 사람이죠. 훌륭한 아빠, 훌륭한 파트너, 훌륭한 형, 훌륭한 아들, 훌륭한 친구예요.

P.150 모두 실제로 일어난 일이다. 실제로 우리에게 일어난 일이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펼쳐지는 비극에 관해 그 누구도 말해주지 않는 사실은 그 모든 것이 두렵고 정신없다는 사실이 아니다. 비극이 지루하다는 사실이다. 기다림이 지루하다는 사실. 하지만 이 시간이 지나가기 전까지는 다음 장면으로 넘어갈 방법을 알 수 없다.

P.183 내가 쓰고 만들어낸, 평생토록 연기하고 있는 나의 이 역할은 지금 흔들리고 있다. 지금 나는 다른 사람의 역할을 잘못 맡은 데다 제대로 소화하지도 못하는 형편없는 배우다. 하지만 감사하는 마음이 없지는 않다.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삶이 펼쳐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과할 만큼 감상적일 때가 있으니까. 제이콥이 나와 이 세상을 어떻게 보는지를 알아갈 때면. 오래된 격언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
" 이 모든게 다 소재야..."

'서프러제트'와 '철의 여인' 등 화제작을 집필했다고 하지만 한권도 읽어보지 못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른 책은 밝은 바탕화면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고 화제작들도 읽어보고 싶다라는 마음이 들었다. 이 책의 무게가 무거웠던만큼 아비모건의 다른 책을 읽기에는 마음의 준비가 필요할 듯하다.

어두운 세상에서 진실한 사랑을 느껴보고 싶다면 추천해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개인적인 생각을 담아 솔직하게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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