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철든 날 사계절 중학년문고 31
이수경 지음, 정가애 그림 / 사계절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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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엄마에게 많이 듣던 말.

언제쯤 철이 들래?

너 같은 자식 키워 봐야 엄마 마음을 알지!

철이 든다는게 뭘까?

엄마가 원하는 일들을 ​알아서 척척 해 나가는 것?

​어른의 마음으로 어른처럼 행동하는 것?

어느 새 나도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아이들의 부족한 모습을 볼 때마다

엄마인 나 자신을 먼저 돌아보고

어제보다 나은 오늘이 될 수 있도록

​함께 성장하는 삶을 살고 싶다.

<갑자기 철든 날>

저자가 유년시절을 보낸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가득한 동시집이다.

각 계절마다의 자연이 나타내는 아름다움,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

자연 속에서 자연스럽게 철이 드는 모습이 너무 예뻐서 마음을 울린다.

​그 중 한참동안 내 시선을 훔친 동시 두 편을 소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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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식인가 해서

명절날만 되면

마을 할무이들

차 소리만 나도

다 나와 보고

발짝 소리만 들려도

우 나와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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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을 기다리는 어미의 애달픈 모습을

어린 아이의 시각에서 어린 아이이의 언어(동시)로 표현했기에

더 깊은 감동을 준다.

아이가 아무 것도 모른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표현을 못할 뿐 속으로는 다 알고 있다.

철이 든다는 것은 다른 사람의 마음,

상의 이치를 헤아릴 수 있게 된다는 걸 의미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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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공책 안 사고 군것질했어요,

언니가요.

숙제 안 하고 텔레비전 봤어요,

오빠가요.

그래도

나랑

놀아줬어요,

언니가요.

그래도

내 눈물

닦아 줬어요,

오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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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울 때도 있지만 그래도 내 오빠! 내 언니!

동생의 마음을 탁월하게 표현한 글에 감탄했다.

한 편 한 편 꼭꼭 삼켜가며 동시를 음미하다 보면

어느 새 나 자신도 철이 들어 가는 기분이 든다.

저자와 같이 유년시절을 자연을 벗 삼은 곳에서 보냈다면,

철 듦의 찰나를 글로 기록해 볼 여유가 있었까.

자연의 아름다움과 유년시절의 순수함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한 시간이었다.

학교 시험, 학원 수업,과외, 엄마 잔소리 등에 지쳐

자신을 돌아보 여유조차 없는

대한민국 아이들에게 추천하고픈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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