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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최고의 요리 연구가 장계향 ㅣ 역사 인물 돋보기 예술+문화 1
신혜경.한민혁 지음, 김병하 그림 / 보리 / 2025년 3월
평점 :
'조선 최고의 요리사 장계향'은 조선 중기의 실존 인물, 장계향의 삶을 담은 인물 그림책입니다. 단순한 전기적 서술을 넘어서, 그녀의 삶 속에 녹아든 ‘나눔’, ‘배움’, 그리고 ‘정성’의 가치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따뜻하게 풀어냅니다.
이 책의 중심에는 세 가지 중요한 가르침이 있습니다.
먼저, 계향의 아버지는 계향에게 “책을 읽는 까닭은 배운 것을 실천하기 위해서다”라고 말하며, 단지 아는 것이 아닌, 행함의 중요함을 일깨워 줍니다. 이는 오늘날 아이들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배움의 본질을 전하는 말입니다.
또한 계향의 어머니는 “음식 재료는 모든 생명이 있는 것에서부터 나오니, 생명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으로 음식을 대하라”며 재료를 다루는 자세부터 가르쳤습니다. 음식을 단지 끼니를 위한 것이 아니라 생명을 나누는 도구로 여겼던 계향의 태도는,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도 깊은 울림을 줍니다.
계향은 자식들에게도 이렇게 당부합니다.
“너희가 글공부를 잘한다는 말을 들어도 나는 귀하게 여기지 않는다. 그보다 착한 행동을 했다는 말을 듣는 것이 더 즐겁고 그 일을 잊지 않을 것이다.”
이 한마디에는 배움의 목적, 삶의 방향, 인성의 가치를 모두 담고 있습니다.
책은 이러한 가르침을 바탕으로 장계향이 음식으로 사람을 대접하고, 글로 생각을 전하며, 실천으로 삶을 살아간 과정을 차분하게 따라갑니다. 다만 ‘조선 최고의 요리사’라는 제목에 비해 음식 문화나 조리 철학에 대한 구체적 설명이 부족하다는 점, 인물이 다소 이상화되어 묘사된 점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장계향이 남긴 『음식디미방』의 역사적 의미나 조선 시대 여성의 현실적 한계까지 조금 더 조명했더라면 더 풍부한 이해가 가능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오늘의 교실과 가정에서 꼭 함께 읽어볼 만한 가치를 지닌 책입니다.
아이들에게 “배움은 실천으로 완성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을 때, “음식에도 생명을 대하는 태도가 담겨 있다”는 점을 알려주고 싶을 때, 그리고 “글공부보다 바른 인성이 더 소중하다”는 가치를 되새기고 싶을 때, 이 책은 조선의 한 여성의 삶을 통해 그 모든 것을 조용히, 그러나 깊이 전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