낫짱이 간다 보리피리 이야기 2
김송이 지음, 홍영우 그림 / 보리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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낫짱이 어디를 간다는 이야기 일까? 낫짱이 누구야?
책표지를 보니 검지 손가락으로 위를 가리키는 얼굴이 젤 큰 아이로겠군.
‘차별에 맞선 조선 아이 낫짱 이야기’라는 머리말을 읽고 무대가 일본이며, 낫짱이 조선아이라는 것을 안다.
우리나라 역사 이레 가장 웬수 같은 일본을 상대로 책에서 또 낯익은 상처를 되풀이 하지나 않을까? 아니면, 진부한 복수와 무용담으로 점철 되지나 않을까? 책장을 넘긴다.
그런 내게 낫짱은 잊었던 추억을 살짝 들추게 하며, 나를 책 속으로 이끌었다.
어색하고 생소한 낱말에도 불구하고 낫짱의 활약은 어린 시절 미꾸라지를 잡겠다며 남의 논바닥을 쇠죽 쑤어놓듯 헤매고 다녔던 또 다른 낫짱을 생각나게 했다.
또 요즘 한참 남자편 여자편을 갈라 서로 무찔러야 마땅한 적군들처럼 으르렁거리는 내 아이의 뒷통수를 바라보는 것 같기도 했다.
뱀족제비 선생과 대비되는 해바라기 선생님, 꼴통 데라우치와 대비를 이룬 샘샘바리친구 아케미짱은 조선인이 차별 받는, 배경이 일본인 이야기관점과 달리 현재의 우리아이들 삶과도 다를 바 없는 비슷한 구성이었으며 일본은 침략자고 야비하고 나쁘고, 조선은 피해자고 약하고 선하고 하듯 처음 머리말에서 느꼈던 선입견에서 약간 빗겨 생각할 수 있게 해주었다.
반에서 데라우치 무리에 비해 유리할 것 없는 낫짱은 서슴없고 거침없는 태도로 다른 친구들의 마음을 산다. 그러나 그런 천하무적 낫짱 속에서는 처해진 상황과 배경에서 소수비주류 이상의 불편함을 극복하고 자신을 만들어나가려는 노력이 솔직한 물음들로 계속된다.
낫짱은 억울한 조선인이 싫어 숨기고 싶으면서도 구박받으면 오기가 생기고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뭔지 모를 좌충우돌의 갈등들을 겪는다.
그러면서 스스로 ‘세상을 보는 눈’이 커졌다고 점검하는 모습은 맥락을 옮겨 누구나 세상사는 개개인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한다.
문제가 다르고 방식은 다르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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