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바위, 시간 - 지질학적 증거에 기반한 지구 연대 논쟁
데이비스 영.랠프 스티얼리 지음, 김의식 옮김 / IVP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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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미국에서 출판되고 2018년 한국에서 번역, 출간된 성경, 바위, 시간은 지구의 나이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인공지능, 달 여행, 생체장기 칩(Organ-on-a-chip) 등 새로운 소재들에 비해 오래된 감이 없지 않지만 땅의 이야기는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땅을 관찰하는 지질학은 에너지 집약 문명의 필수 요소인 석유와 천연가스의 발굴과 함께 발전하였고(296) 유럽에서는 토지와 건물을 동일시했던 오랜 흔적이 오늘날의 민법에도 남아 있다. 제주도에는 유네스코에 의해 인증 받은 12곳의 세계지질공원이 있고 그리고 한반도에는 최근 여러 차례 지진이 발생하고 있으니 지질학은 우리와 가깝고도 가깝다 할 수 있다.


지구 나이 이야기는 초기 교회와 고대 그리스 사상가들로부터 시작한다. 그리스 사상가들은 화석, 나일강과 삼각주 등 자연현상을 보며 땅과 바다의 변화 즉, 지구의 역사를 추측하였다. 비록 설득력은 떨어지지만 의미 있었던 이들의 생각은 초기 기독교 사상가들에게도 영향을 주었다. 로마 황제 콘스탄티누스 회심과 함께 기독교 신앙이 널리 전파되며 사람들은 성경을 근거로 한 지구의 역사를 많이 받아들여졌다. 성경에 기록된 창조 기사와 여타 기록을 바탕으로 지구의 나이는 6,000년 내지는 길어야 1만 년 정도 되는 것으로 추산하였다. 시간이 흘러 자연을 더욱 정밀히 연구할 수 있게 되자 지질학자들은 현장 탐사를 통해 성경에 근거한 지구의 나이가 확증되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17세기가 되어 상당량의 화석과 암석이 주는 근거는 지구의 나이가 6천 년으로는 부족함을 나타내었다. 지층의 화석과 암석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일례로 마그마가 식어서 화성암이 되기 위해서는 꽤 많은 시간이 필요했고 6,000년으로는 부족했다. 20세기가 되어서 원소의 성질을 바탕으로 지층의 연대를 측정할 수 있게 되었고 학자들은 지구의 나이가 약 46억 년이 됨을 확인하였다.


성경의 해석과 자연의 발견이 충돌하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각자의 입장을 찾아갔다. 어떤 이들은 성경이 신의 계시가 아닌 그저 신화에 불과하다며 이 문제를 넘어갔고 또 어떤 이들은 지질학자들의 연구가 잘못되었다며 지구 나이 6천년설을 끝까지 고수했다. 성경과 자연의 조화를 추구하는 책의 저자는 이에 대한 성격적, 철학적 관점을 제시한다. 성격적 관점에서는 창조 기사의 6일을 24시간의 6일이 아니라 다르게 볼 수 있는 관점들을 소개하고 고대 근동의 맥락을 살핌으로써 성경 해석에 대한 이해를 입체적으로 확장한다. 그리하여 성경은 지구 연대에 관심이 없고 지구가 얼마나 오래되었는지는 인간들의 노력 즉 자연 과학에 맡겼다고 결론을 내린다(291).


저자는 말한다.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지질학 지식이 별 상관이 없을지도 모른다고. 그렇지만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세계를 체계적으로 조사하는 작업은 흥미진진한 일이다. 하나님께서는 사람들이 자연에서 보편적인 법칙을 발견하는 일을 원하신다(686). 그리고 저자는 창조주를 부정하는 물질주의를 경계하며 젊은 지구론자들이 허위의 과학에서 벗어나 오직 성경으로 물질주의에 맞서 싸울 수 있기를 희망한다(685). 하나님의 사람들이 앞으로도 탐구해야 할 주제는 암석이나 지층과 함께 우주와 생물 그리고 인류처럼 앞으로도 무궁무진하다. 그 여정에 지질학적 증거에 기반을 두어 지구 연대 논쟁을 살핀이 책은 바위처럼 단단한 기초가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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