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될 수밖에 없는 너에게
최서영 지음 / 북로망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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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생은 망했다!

직업, 자산형성, 연애 혹은 결혼 등등등 어느 하나 가리지 않고
또래에 비해 부족함이 많은 것 같았다.
부연 설명이 필요한 직장을 언급하기 부끄러웠고,
돈보다는 가치라며 선택한 필드 덕분에
자산형성의 꿈은 애초에 물 건너갔으며,
연애는 영 젬병이라 마흔이 훌쩍 넘은 지금까지도 싱글이다.

뭐가 어디서부터 잘못된 거지?
내가 잘 못 산 건가?

자괴감이 들었다. 스스로가 비참하게 생각됐다.
열심히 산다고 살았는데 누군가의 시선에서는
나는 남편도 없고 자식도 없고 집도 없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 말에 얽매인 지 몇 년, 그 말에서 벗어나기 위한 발버둥을 시작했다.

감사일기를 쓰기 시작했고
예전부터 꾸준히 했던 운동은 더욱 열심히 하게 되었고
다른 필드로 옮겨가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책을 읽는다. 편식하지 않고 다양한 책을 읽으려고
하지만 최근에는 내 자존감을 올려주는 책들과 가깝게
지내고 있는 편이다.

그중에 하나가 「잘될 수밖에 없는 너에게」(최서영, 북로망스)다.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쓰인 단문체의 에세이였다.
처음에는 인상 깊은 페이지를 기록하다가
나중에는 그냥 작가가 나 아닌가 싶을 정도로
공감하고 몰입했다.
아나운서 출신에 지금은 50만 구독자를 가진 잘나가는
유튜버도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하고 나와 비슷한 감정을
느꼈구나 생각하니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는 작가가
친근하게 다가왔다.

지인이었다면, 이야기 듣는 내내 진실의 미간 주름을 팍 잡고
“아 진짜 내 말이” “헐, 너 내 속에 들어왔다 나왔니?”
“그래도 너 같은 친구가 있어서 의지가 된다”
“우리 같이 으쌰으쌰하자” 등등의 말들을 주고받으며
의지가 되지 않을까 한다.

그래서인가? 이런 말들을 주고받는 친구들이
책을 읽는 내내 떠올랐다.
만나면 하는 이야기의 방향이 결국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으로 점철되는 친구.
불행 배틀의 무한 루프에 빠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기보다는 늘 서로에게 긍정적인 말을 전하는 방향을
선택하며, 내일은 오늘보다 나은 사람이 되어보자고 말하는
친구 말이다.

책의 한 구절을 그 친구와 나누고 싶다.

“모든 성장에는 통증이 따른다.
힘들지 않으면 잘해낼 수가 없다.
지금의 방황은 성장통이다.”(p.121)

맞다. 우리는 아직 성장통 중이다.
하지만 그 성장통 끝에는 한 뼘 넘게 성장하고
성숙한 우리가 있을 것이다.

잘 살고 있는지 고민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이미 잘될 수밖에 없는 존재니까!(p.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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