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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 탈출
이호백 지음 / 재미마주 / 2006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동생에게 이 책을 읽어주는데 어릴 때 이 책을 재밌게 읽었다고 하며 초3 큰 아이도 같이 와서 들었습니다. 그런데 다 읽고 나자 무슨 말이냐고.. 어릴 땐 그냥 토끼가 귀엽고 자꾸 탈출하는 게 재밌었는데 지금은 머리로 인과관계 등을 이해하려고 하니 논리적으로 설명이 잘 안 되나 봅니다. 토끼가 수학학원에 가는 모습이 가장 눈길을 끄는 게 아마 초등학생이라 그 부분이 유아기 때보단 돋보였겠죠..
그냥 엄마 생각만 들려달라고 해서.. 제 맘대로..^^;;
토끼가 자꾸 탈출했다고 일러바치는 아이의 말이 나오고 대답하는 엄마의 말...이야기는 이 구조의 반복이죠.. 아마 아이는 토끼의 탈출에 대한 생각이 엄마와는 조금 다른 듯 합니다. 엄마는 늘 탈출해서 생긴 말썽을 이야기하고 더욱 견고한 우리에 가두지만, 수학 시험에서 50점을 받고 그 여파로 학원에 가게 된 아이의 상황이 고대로 토끼에게 투영돼 있고, 토끼가 탈출했다고 말하면서도 그림에는 토끼와 컴퓨터를 하거나 같이 즐겁게 손잡고 학교에 가고, 뛰어노는 장면에 아이의 마음이 들어있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아이는 그림도 그리고 싶고, 아르헨티나 축구팀을 좋아하는 축구광이라 맘껏 축구도 하고 싶은데, 엄마는 시험 성적에 더 신경을 쓰니... 마치 토끼처럼 아이가 갇혀 있고 탈출을 하고 싶은 건 아닐까요? 그래서 실제로 자꾸 몰래 토끼를 탈출시켜주며 대리만족을 하는 건 아닐지....? 뭐, 주절주절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말하고 보니 좀 슬프기도 하네요... 근데 저희 애는 별 말이 없네요...^^;; 단지 아~~ 그럼 이 장면들이 다 상상이구나..그러니까 이해되네...하더라구요.. 작가 선생님께 물어보고 싶네요. 그림 속에 담긴 이야기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