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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센디어리스
권오경 지음, 김지현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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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은 신앙을 잃었고 피비는 피아노를 치고 여러 남자들을 만나며 삶의 의미를 찾는다. 존은 사이비 종교를 만들었다.
비종교인은 종교를 광신도적으로 믿는 사람을 이상하다고 여기지만, 우리는 서로를 광신도처럼 원하고 구원하기도 하고 절망에 빠뜨리기도 한다. 사랑이라는 환상이 우릴 구원하기도 하고 벼랑 끝으로 몰기도 하듯이....
우리는 어쩌면 이미 누군가의 광신도였거나 일수도 있다. 그 영향이 나쁘던 좋던.

읽으면서 내용도 흥미로웠지만,작가의 생생한 문체에 인물들이 느끼는 세세한 감정, 촉감까지 전해졌다. 우연히 작가의 말을 읽으니 실제 바탕을 경험으로 쓴 책이라고 한다. 아무리 작가가 한국인 이더라도 번역서가 이렇게 생생하다니 놀랍다. 줄 그은 문장이 우연히 다 피비인데, 읽으면서 같은 예술을 전공하고 비슷한 경험을 한 피비와 동질감이 느껴졌다.

책속에서

" 그 때 배웠어야 했어요. 연주라는 것은 자아가 없는 곳에서 탄생해야 한다는 것을, 내가 리비흐의 곡을 전달하는 수단으로서만, 살아있는 도관으로만 존재해야한다는 것을."

"만약 어머니의 죽음을 슬퍼한 거라면, 나는 아버지에게 그럴 권리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나 공을 들이다니. 나는 이제 하찮은 사람이 되었는데 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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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남은 사랑을 드릴게요 자이언트 픽
이유리 외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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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유리 김서해
김초엽 설재인 천선란의
sf 단편 소설 5편을 묶은 책이다.
sf는 멀게 느껴졌지만 결국 서로 손을 내미는 '사랑'이야기였다.

💖내게 남은 사랑을 드릴게요💛

"민후씨 생각해 봤는데요... 그게 중요할까요?"

영화 <이터널 선샤인>이 생각났다.
주인공은 애인과 헤어지고 남편의 외도로 인해 고통받는 친구에게 애인을 사랑하는 감정을 팔았다. 그리고 더 이상 그가 생생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마음엔 구멍이 뚫렸다.

💖폴터가이스트💛

"정현수는 제대로 못 들었다고 답하며 귀찮은 표정으로 비빔밥을 비볐다. 나는 섞이는 걸 좋아하지 않아서 샐러드 볼처럼 떠먹었다."

사람들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소위 말하는 인싸 현수는 밥을 비빔밥처럼 비벼먹었지만, 왕따 주인공은 샐러드 볼처럼 밥을 비벼먹지 않고 떠먹었다. 현수가 먼저 주인공에게 손을 내밀었지만, 주인공도 현수에게 손을 내민다.

💖수브다니의 여름휴가💛

"다른 사람이 그걸 받아들이든 받아들이지 않든, 수브다니에게는 중요하지 않았던 거예요"

읽으면서 트렌스젠더가 떠올랐다. 다른 사람의 비난을 감수하고 자신을 파괴하면서까지 다른 생명체 혹은 비 생명체가 되고 싶은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 감히 헤아릴수 없었다.

💖미림 한 스푼💛

"누구에게 투표하든 살아남게 해줄게"

지구가 멸망하고 있지만 주인공 주경은 이미 가정폭력으로 인해 유령처럼 살고 있다. 그녀에게 지구 멸망은 딱히 놀라운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뼈의 기록💛

"산 사람 소원은 안 들어줘도 죽은 사람 소원은 들어주는 게 인간이거든"

죽음 앞에 인간은 로봇을 이해하지 못하고 로봇 또한 그랬지만 서로 손을 내민 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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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을 바꾼 거절 - 실패를 자산으로 만든 여성들
제시카 배컬 지음, 오윤성 옮김 / 북하우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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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단순한 성공담이 아니라
기자, 배우, 학자 등 각 분야에서 성공한 여성을 인터뷰하고, 거절당한 경험과 어떤 결과가 있었는지 또 거절당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담겨있다.

특히 작가 미셸 티가 수많은 출판사에서 작품을 거절당하며 예술가가 작품을 거절당했을 때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알려준 것이 인상적이었다.
미셸 티는 “누군가 당신을 작품을 거절한다면, 그건 그가 작품의 앞길을 보지 못했다는 뜻일 뿐이다. 당신의 작품 앞에 길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다.”라고 했다
나도 지난 학기 미술 수업에서 한 학기 동안 주제만 매주 한 번씩 11번째 거절을 당하고 “나는 작가가 되기에 너무 평범한 사람인가? 내게 창의성이 부족한가?”라고 생각했다. 마지막 전시까지 2주가 남아서야 교수님도 이대로는 안 되겠는지 주제를 승인해 주었고 나는 2주 만에 작품을 만들어 전시해야 했다.
처음엔 좌절했지만, 점점 언제까지 거절할쏘냐 오기로 매주 한 번도 빼먹지 않고 새로운 주제를 가져갔다. 결국 전시를 성공적으로 마쳤고 성적은 잘 나오지 않았지만, 다음에 그 수업을 듣지 않으면 그만이었다.
한 사람이 내 작업을 거절했다고 해서 그 작업은 의미 없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에게 와 닿지 않은 거다.
미셸 티가 예술가에게 아주 중요한 조언을 했다.
첫째는 출판사나 에이전트에서 거절당했을 때, 그런 결정은 언제나 아주 주관적이라는 사실이다.
모든 결정은 말 그대로 겨우 한 사람 아니면 두 사람에 의해 내려진다.
두 번째, 당신이라는 사람과 당신의 작품을 좋아하지 않으면 마치 그가 당신을 좋아하지 않은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당신에게서 나오는 산물 중 하나이며 다음 작업으로 넘어가야 한다.

또한 내가 즐겨 본 드라마 <오렌지 이즈 더 뉴블랙>에 피게로아역을 맡은 얼리시아 라이너도 책에 등장한다.
그녀가 원래는 주인공 역을 오디션 봤다가 떨어지고 조연인 교도소장역을 맡았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놀라웠다.
극 중 피게로아도 책 주제와 같이 여성 교도소장으로서 겪는 난관을 극복하는 유능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피게로아역은 7년 동안 출연하는 중요한 등장인물이 되었다.
얼리시아 라이너와 극 중 피게로아의 성공이
거절을 두려워하지 않고
무엇이든 도전해 보면 결국에 어떻게든 성과를 이룬다는 책이 알려주는 교훈과 일치해 반가웠다.
모두 올해도 많이 거절당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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