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해 - 2009년 책으로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교사들 추천도서
박금선 지음, 여성인권중앙지원센터 기획 / 샨티 / 200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지나온 시간에 대해 대체로 둔감한 편이다.

깊이 생각지도, 의미를 부여하지도 않는다.

그냥. 오늘과 같은 어제였고, 또 다가올 내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을 펼치면서 난 나의 지나온 시간에 대해 미안했다.

 

본문에 이런 글이 내 눈길을 잡아 멈췄다.

   여러 달 전에 자명종으로 쓸 사발시계를 사러 갔더니

   시계 생긴 것도 다양했지만, 사람을 깨우는 소리도 다양했습니다.

   그 중에 제일 싫었던 게 있었습니다.

   "주인님, 어서 일어나세요. 주인님 일어나세요~"

   사람들은, 시계의 그 '주인님'소리를 재미있게 들을지 몰라도

   나는 '주인님'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 소름이 끼쳤습니다.

   몸의 자유를 잃었던 적이 있는 내게는,

   '주인님'소리가 그 아프던 기억을 되살리는 것 같았습니다.

   나는 누구의 종이 되고 싶지 않기 때문에,

   나는 누구의 주인도 되고 싶지 않습니다.

   설사 자명종 시계의 주인이라 할지라도 그렇습니다.

 

짐짓 무겁고, 어둡고, 질퍽하게 전달될 수 있는 삶의 이야기가 

색색깔의 그림과 쉬운 문체로 주저없이 읽혀지게 기록되어 있다.

눈이 글자를 따라 움직이면서 그 속에 녹아난 그녀들의,, 아니..

나의 지나간 시간들에 대해 회상하게 한다.

뭐 특별할 것도, 내 세울것도 없는 내가

독자가 되어 그녀들의 글을 보면서

가끔씩은 위안도 삼고, 그래.. 나도 그랬어.. 맞장구도 치면서..

그렇게,,

나의 시간을 하나하나 일깨운다.

 

누구는 나와는 상관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라 눈길조차 주지 않을 수도 있다.

'성매매'라는 단어만으로도 이미 한발 물러서서 안타까운 눈길을 보내는 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삶에 대한 정의는 누가 내릴 것인가?

어느 삶이 더 의미있고 성공한 삶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가?

 

용기 내어 자신들의 과거와 현재를 기록해 준 언니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축하의 말을 전한다.

저 편 세상에서 이 편 세상으로 발을 내딛고

무수한 세상의 모순속에서도 자신의 길을 찾아갈 언니들에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