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탐구생활
김홍모 지음 / 길찾기 / 2006년 12월
절판


이 책을 서점에서 처음보고 가장 마음에 들었던것은 일단 그림 풍이 일본 만화의 정형성에서 벗어 나 있다는 점이였다. 주위 사람들은 커다른 눈망울에 별사탕이 들어있는 일본식 미소녀 미소년 스타일로 그려야 그나마 장사가 된다고 하던데 개인적으로는 절대 이해할 수 없음이다.

동양화 전공자 답게 먹의 농담을 이용한 풍부한 톤의 표현이 일단 가장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이 책의 진가는 뭐니뭐니해도 내용이다. 무리한 경제성장 정책과 반공구호, 민주화의 처절한 울부짖음이 세상을 뒤덮던 70년대와 80년대를 살아온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을 해학적이면서도 날카롭게 그리고 아름답게 풀어나가고 있다.

만화 잡지 보물섬을 기억하는 분이라면 최소한 30세는 넘었을 거라고 생각되어 진다. 나 역시 보물섬에 한창 미쳐서 창간호 부터 열심히 모았었다. 한권이라도 없어지면 어찌나 가슴이 아프던지... ^^ 근데 나만 그런게 아니였나보다. 작가의 보물섬에 대한 추억을 훔쳐보며 어찌나 강하게 공감이 되던지 한참을 깔깔깔 웃었다.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뉴스에서는 북한이 금강산 댐을 무너뜨리면 63빌딩도 물에 잠긴다고 떠들어 대서 정말 무서웠었다. 공부는 못했지만 정말 착한 학생이였던 나는 그야말로 있는 돈 없는 돈 다 털어서 똘이장군이 되어 나라를 지킨다는 신념으로 "평화의 댐" 성금을 냈었다. 이 부분을 읽을 때 그 때 생각이 나서 갑자기 분노가 치밀어 올랐었다. ㅋㅋㅋ 근데 그 많은 돈들은 정말 다 어디로 간것일까?

이 책에 나오는 모든 에피소드들은 70, 80년대를 어린시절과 젊은 시절로 살아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고 추억하고 즐거워할만한 내용으로 담겨져 있다. 예리하지만 공격적이지 않고 즐겁게 그 시절을 회상하고 기억할 수 있는 의미를 가진 책이다.

간만에 멋진 만화책 한권을 소장하게 되어서 무척 행복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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