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같은 날 청바지를 입다니 경솔했다! - 매일매일 #OOTD 그림일기
김재인(동글)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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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일기 책을 읽었다. 책의 내용이 몽땅 담겨있는 표지에 쓰인 부제 '오늘의 나를 표현하는 가장 사소하고도 직관적인 기록'이라는 문장에 대한 내맘대로의 분석으로 이야기를 시작해보자면,

'오늘의'=일기이다. '나를 표현하는'=내가 입는 옷차림에 대한 것이다. '가장 사소하고도'=거창한 패션 이야기가 아닌, 개인적 취향을 담고있다. '직관적인 기록'=한눈에 들어오는 그림으로 표현되어 있다.

이렇게 적어놓고 보니 제법 그럴듯하게 책이 정리된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이 단지 자신이 그날 그날 입었던 옷데 대한 기록만 담고있는 것은 아니다. 어떠한 주제로 쓰여지던간에 하루에 대해 기록하는 일이 가지는 미덕은 담기기 마련이니 말이다. 그날의 일정, 기분, 후회, 뿌듯함, 감사, 내일에의 계획 같은 것들이 작가의 귀여운 그림들과 짧은 글들 사이에 들어있다. 옷이야기 속에 슬쩍 끼어들어있는 이러한 일상과 취향의 기록들은 그림들만큼이나 귀엽고 재미나다.

그렇다고는해도 이 책은 무엇보다 패션에 대한 이야기, 작가가 대단한 패셔니스타라기 보다는 평범한 가운데서 내가 보여주고 싶고 나를 잘 표현할 수 있는 방식을 궁리해나가는 모습이 많이 공감되었다. 너무 튀는건 조금 부끄럽지만, 그저 남들처럼 따라입는 일 역시 원하지 않는 작가는 이렇게 기록을 해나가면서 실수담을 나누기도 하고 소소한 자신만의 팁을 공유하기도 한다. 그래서 여전히 패션이 어렵고 나만의 스타일없이 중구난방 옷을 입어대는 내게는 일종의 실용서처럼 읽히기도 했다.

작가는 '내 취향이 무엇인지 잘 알고 나다운 모습으로 옷을 입는 걸 좋아해요. 옷을 멋지게 입는 것도 좋지만, 내가 그 옷을 입었을 때 편하게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것도 옷을 잘 입는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라고 말한다. 옷입는 일이 즐거우면서 스트레스가 되기도 하는 건 남의 시선을 의식하기 때문일 것이다. 생뚱맞은 옷차림을 한 건 아닐까, 너무 촌스러운 건 아닐까... 이런저런 생각들로 괜히 주눅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작가의 말처럼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취향을 드러내는 옷입기일 것 같다. 비싸기만 한 옷, 너무나 목적 지향적인 옷, 지나치게 유행을 따른 옷보다는 내가 입어서 편안한 옷이 우선일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내 몸도, 마음도, 지갑도 모두 편안할고 즐거울수 있는 나만의 옷차림에 대해 좀 더 궁리해봐야겠다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이 역시도 자연스럽게 나 자신에 대해 공부하는 일이 될 것 같다.

이 책의 가장 뒷부분에는 '종이인형' 놀이가 붙어있다. 아마도 이 책의 하이라이트가 아닐까? 왠지 반갑다. 절로 미소가 머금어지는 기획물이다. 봄, 여름, 가울, 겨울. 계절에 따라 인형에 옷을 입혀볼 수 있도록 네 장으로 되어있다. 어릴 적 직접 인형옷을 그리며 놀았던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동화책 속 공주들이 입고 있는 옷들을 따라그리곤 했었는데...

재미있게 읽고, 나의 취향과 패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책, 인형놀이의 추억을 떠올리며 빙그레 웃을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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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같은 날 청바지를 입다니 경솔했다! - 매일매일 #OOTD 그림일기
김재인(동글)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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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일기 책을 읽었다. 책의 내용이 몽땅 담겨있는 표지에 쓰인 부제 '오늘의 나를 표현하는 가장 사소하고도 직관적인 기록'이라는 문장에 대한 내맘대로의 분석으로 이야기를 시작해보자면,

'오늘의'=일기이다. '나를 표현하는'=내가 입는 옷차림에 대한 것이다. '가장 사소하고도'=거창한 패션 이야기가 아닌, 개인적 취향을 담고있다. '직관적인 기록'=한눈에 들어오는 그림으로 표현되어 있다.

이렇게 적어놓고 보니 제법 그럴듯하게 책이 정리된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이 단지 자신이 그날 그날 입었던 옷데 대한 기록만 담고있는 것은 아니다. 어떠한 주제로 쓰여지던간에 하루에 대해 기록하는 일이 가지는 미덕은 담기기 마련이니 말이다. 그날의 일정, 기분, 후회, 뿌듯함, 감사, 내일에의 계획 같은 것들이 작가의 귀여운 그림들과 짧은 글들 사이에 들어있다. 옷이야기 속에 슬쩍 끼어들어있는 이러한 일상과 취향의 기록들은 그림들만큼이나 귀엽고 재미나다.

그렇다고는해도 이 책은 무엇보다 패션에 대한 이야기, 작가가 대단한 패셔니스타라기 보다는 평범한 가운데서 내가 보여주고 싶고 나를 잘 표현할 수 있는 방식을 궁리해나가는 모습이 많이 공감되었다. 너무 튀는건 조금 부끄럽지만, 그저 남들처럼 따라입는 일 역시 원하지 않는 작가는 이렇게 기록을 해나가면서 실수담을 나누기도 하고 소소한 자신만의 팁을 공유하기도 한다. 그래서 여전히 패션이 어렵고 나만의 스타일없이 중구난방 옷을 입어대는 내게는 일종의 실용서처럼 읽히기도 했다.

작가는 '내 취향이 무엇인지 잘 알고 나다운 모습으로 옷을 입는 걸 좋아해요. 옷을 멋지게 입는 것도 좋지만, 내가 그 옷을 입었을 때 편하게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것도 옷을 잘 입는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라고 말한다. 옷입는 일이 즐거우면서 스트레스가 되기도 하는 건 남의 시선을 의식하기 때문일 것이다. 생뚱맞은 옷차림을 한 건 아닐까, 너무 촌스러운 건 아닐까... 이런저런 생각들로 괜히 주눅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작가의 말처럼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취향을 드러내는 옷입기일 것 같다. 비싸기만 한 옷, 너무나 목적 지향적인 옷, 지나치게 유행을 따른 옷보다는 내가 입어서 편안한 옷이 우선일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내 몸도, 마음도, 지갑도 모두 편안할고 즐거울수 있는 나만의 옷차림에 대해 좀 더 궁리해봐야겠다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이 역시도 자연스럽게 나 자신에 대해 공부하는 일이 될 것 같다.

이 책의 가장 뒷부분에는 '종이인형' 놀이가 붙어있다. 아마도 이 책의 하이라이트가 아닐까? 왠지 반갑다. 절로 미소가 머금어지는 기획물이다. 봄, 여름, 가울, 겨울. 계절에 따라 인형에 옷을 입혀볼 수 있도록 네 장으로 되어있다. 어릴 적 직접 인형옷을 그리며 놀았던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동화책 속 공주들이 입고 있는 옷들을 따라그리곤 했었는데...

재미있게 읽고, 나의 취향과 패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책, 인형놀이의 추억을 떠올리며 빙그레 웃을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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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뇌에 말을 걸다 - 10개의 키워드로 이야기하는 나이 듦의 뇌과학
이재우 지음 / 카시오페아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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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가족이 병에 걸렸을 때, 많은 이들이 부랴부랴 관련된 책들을 찾아보곤 한다. 글들을 읽으며 나름의 해법들, 이를테면 식이요법이나 도움이 될만한 대책들을 찾아내기도 하고, 조심스럽게 원인에 대해서 생각해보기도 한다. 그리고 때로는 비슷한 상황에 놓인 이들의 이야기 속에서 위로와 격려를 받기도 한다.

이 책의 작가는 어머니의 치매라는 병 앞에서 책을 읽었고, 공부를 했고, 글을 썼다. 이는 어머니를 이해하고 돌보는 일이면서, 같은 읽을 겪는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하는 마음에서 시작된 일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이 책은 치매를 이해하기 위해 뇌과학을 공부하고 설명하는 과학적 기록이면서, 동시에 치매 환자를 돌보는 이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얻는 사례 보고서이기도 하다. 그리고 자신과 어머니의 개인사를 포함하고 있어 때론 따뜻하고도 가슴 아린 에세이가 되기도 한다.

이른바 '노인의 시대'가 되가고 있는 요즈음, 치매는 많은 이들에게 가장 위협적인 질병 중 하나이다. 원인이 밝혀졌다고는 하지만 완전한 예방이 힘들고, 발생하면 돌이킬 수 있는 치료약도 없는 병. 서서히 자신을 잃어가는 병이니 두렵지 않을 수 없다. 같은 이유로 본인 뿐 아니라 돌보는 이들 역시 무기력해 질 수밖에 없는 병일 것이다.

책을 읽으며 백 명의 치매 환자가 있다면 백가지 원인이 있고, 백가지 증상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자신'과 관련된 병증이니 당연한 일일 것이다. 우리 개개인은 모두 고유한 성격과 기억과 과거, 관계 등을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게다가 돌보는 이의 심리 상태나 개인이 놓인 물리적 상황까지도 다르니 '해법' 자체가 존재할 수 없는 병이 바로 치매라고 생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치매 앞에 빈 손으로 맞서기 보다는 과학적으로 이해하고, 정서적으로 공감하고, 다른 이들의 경험과 응원을 받는 일이 필요하다는 걸 보여준다. 터무니없는 행동을 수정할 수는 없어도 이해하고 바라보는 일은 중요할 것이다. 또 자신과 인터뷰이들의 경험을 통해 공통적으로 보이는 환자의 행동에 대한 적절한 대응요령도 싣고 있는 등 직접적이고도 유용한 정보도 다루고 있다. 사실 특별하고 새로운 정보를 얻지 못하더라도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읽는 것 만으로도 '나'만 이런 일을 겪고 있다고 느끼는 심리적 고립감이나 외로움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책 속에서 정서와 인지는 상호보완적이며 친구 관계라는 내용을 읽으며, 기분을 좋게 유지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느꼈다. 가족 간에 서로를 배려하고, 자기 스스로의 몸과 마음을 돌보는 일이야말로 치매의 공포에서 조금쯤 멀어질 수 있는 길일 것이다.

이 책 한 권이 치매에 대해 모든 걸 말해주는건 당연히 아닐테지만, 과학적 분석과 정서적 에세이가 잘 어우러져 있어, 치매에 대해 이해하고 적절한 대응과 예방을 고민해볼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가족 한사람 한사람을 보다 따뜻하게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내용들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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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마더
에이미 몰로이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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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시원한 맥주 한 캔에 스릴러 한 권이면 행복한 여름 하루를 보낼 수 있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언제 읽어도 왠만하면 빠져들게 되는게 스릴러 소설이지만, 내게 있어 스릴러 소설들은 왠지 '여름한정' 같은 느낌을 준다. 그래서 다른 계절에는 거의 읽지 않게 되고, 더위가 시작되면 열심히 올여름을 위한 스릴러를 신중하게 고르곤 한다. 이번에 그렇게 나의 선택을 받은 책이 <퍼펙트 마더>이다. 제목부터 출판사 책소개까지 나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은 책이다.

배경은 뉴욕의 부르클린, 초보 엄마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맘동네'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이후 일주일에 한 번씩 동네 공원에서 만나 서로의 고충을 나누고 우정을 쌓아간다. 모두들 5월에 첫아이를 낳은 '5월맘'들은 어느 무더운 여름날, 7월 4일에 처음으로 아이를 두고 동네 술집에서 만나기로 하는데... 그날 밤 5월맘 멤버인 위니의 아기가 감쪽같이 사라지고 만다. 베이비시터가 잠든 사이에 사라진 아기, 아기를 남겨두고 술을 마신 엄마들에 대한 언론과 사회의 비판적 시선, 사건 해결과는 관계없이 언론에 의해 샅샅이 파헤쳐지고 노출되는 피해자의 신원과 과거 행적들 등등이 그날 자리를 함께 한 5월맘 멤버들을 여러모로 궁지로 몰고간다. 한편에서는 사라진아이를 위한 기도회가 열리고, 소망을 담은 인형을 늘어놓는 등 소란을 떨어대지만, 위니와 사라진 아이에 대해 진심으로 걱정하고, 아이를 찾으려는 가장 간절한 소망을 가진 사람은 그 날 자리를 함께했던 '5월맘' 멤버들이 거의 유일한듯 보인다.

이 소설을 읽으며 나를 오싹하게 한 포인트를 나름 정리하자면,

첫째는 당연히 '퍼펙트'라는 제목이다. 세상에 완벽이란게 도대체 있을 수 있을까? 그것이 처음해보는 일이라면 더더욱 그럴텐데요 세상은 '엄마'들에게 완벽함을 요구한다. '모성애'가 있으니 당연히 감내해야 하는 일들을 끊임없이 요구하고, 그것을 심지어 완벽하게 해내기까지 바라곤 한다. 이 소설에서 내내 나를 오싹하게 한 것은 바로 그러한 사회적 인식이 여전히, 널리 존재한다는 점이었다.

두번째는 무심코 한 말과 행동이 언제라도 치명적인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매순간 깊이 생각하고 행동할수는 없다. 가끔은 실수도 하고, 때론 그저 기분 내키는대로 해보기도 하고, 습관적으로 잘못된 선택을 하기도 하면서 우리는 살아간다. 대부분은 문제가 되지 않고 넘어가는 사소한 일들이 갑자기 큰 후회를 남기기도 한다는걸 생각하면 일상 자체가 불안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이 얼마나 오싹한 일인가.

거의 모든 스릴러가 그러하듯이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야기는 조금 급하게 끝을 맺는다. 하지만 읽는 내내 사건의 크고 작은 단서가 지뢰처럼 묻혀있어서 예기치 못한 곳에서 속속 터져나오곤 하니, 역시 페이지가 술술 넘어간다. 그리고 각 인물들, 초보 엄마로서 고군분투하면서 조금씩 자신을 찾아가는 엄마들의 심리묘사가 아주 섬세하고도 리얼해서 조마조마한 가운데 재미있게 읽혔다.

그리고 어쩌면 스포일러가 될지도 모르겠지만, 해피엔딩이라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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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니커 마니아를 사로잡은 스니커 100
고영대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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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몽땅 주고싶은 대상을 한사람이라도, 혹은 하나라도 가진 사람은 결코 인생이 지루하지 않을 것 같다. 사랑한다면 아무리 탐구해도 지치지 않고, 사랑한다면 세밀한 변화까지도 눈치챌 수 있으니 변화무쌍함을 늘 온몸으로 느낄수 있을테니 말이다. 그런게 바로 연애감정이 아닐까.

이 책은 그 무엇도 아닌, 스니커와 연애감정에 빠져버린 이들의 이야기이다. 열명의 스니커 마니아들이 자신들이 각별히 아끼는 열켤레의 신발들을 소개하고 있다. 자신이 스니커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 두말할 것도 없이 푹 빠져서 읽게 될만한 책, 자신도 가지고 있는 신발을 만나면 반가운 마음에 눈이 번쩍 뜨일테고, 가지지 못했지만 마음에 드는 신발을 만난다면 부러운 마음에 안절부절 못할지도 모르는 그런 책이다.

하지만 사실 나는 스니커 마니아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건'에 대한 책에는 늘 호기심이 느껴진다. 자연에 둘러싸여 살다보면 자연을 살피는 일이 흥미롭듯이 물건에 둘러싸여 사는 생활이다보니 물건을 살피는 일이 흥미롭다. '스니커로 책 한권이라니... 무려 100켤레나 되는 특별한 운동화 이야기라니... 궁금하네' 하는 마음으로 책을 펼쳐들었다.

처음에는 사진만을 죽 넘겨가며 보았는데, 비슷해 보이는 것들도 많았고, 생각보다 특별해 보이지도 않았다. 그런데 다시 처음부터 차근차근 읽다보니 운동화마다의 차이와 특별함이 조금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가장 앞부분에서는 그림과 함께 '신발의 구성과 명칭'을 소개하고 있다. 이 부분만 열심히 읽어도 모든 신발을 보다 특별한 눈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될 것이 분명하다. 하나의 제대로 된 운동화는 각각의 이름을 가진 29개의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무려 29개. 아주 작은 부분까지도 분명한 자신의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본문의 내용들을 읽다보면 각각의 운동화가 가진 스토리가 등장하기 시작한다. 신발 디자이너들의 철학도 등장하고, 소장자 개인과 운동화와의 인연도 등장하고... 이렇듯 스니커 이야기는 끝날줄을 모르며 물건을 넘어 멋진 글감이 된다.

그러니 스니커에 대해 전혀 모르던 나도 읽다가 스니커 사진을 유심히 들여다보며 '아.. 정말 그렇네'라고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정말 이런 신발이라면 나도 갖고싶다는 생각을 해보기도 하면서 재미있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무언가를 애정하는 일이 얼마나 섬세한 일인지, 때로는 얼마나 많은 열정을 필요로 하는 일인지를 새삼 느끼면서 말이다.

비록 스니커 마니아 근처에도 다가서지 못했지만, 이 한 권을 읽고난 나는 이제 조금쯤 더 까다롭게 운동화를 고르게 될 것이다. 각 부분의 이름을 부르게 될 것이고, 그래서 앞으로 사게될 운동화는 진짜 '내 운동화'로 생각될 것이다.

무언가에 대해 새롭게 알게되는 일은, 그것이 아주 작고 소박한 일이어도, 그만큼 세상사는 일을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 스니커 마니아라면 마치 남의 일기장을 들여다보는 기분으로 읽게될 책, 스니커 마니아가 아니어도 충분히 즐길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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