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읽는 매일 아침 1분 철학 그림으로 읽는 매일 아침 1분 철학 1
왕위베이 지음, 웨이얼차오 그림, 정세경 옮김 / 라이스메이커 / 201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의 사상에 대한 설명으로만 알고있는, 하지만 그 이름만큼은 수없이 많이 들어온 옛 철학자들. 하지만 정작 그들의 목소리를 듣기는 쉽지않다. 감히 철학자의 책이라니... 엄두가 나질 않으니 그저 유명한 짧은 경구와 철학자를 줄긋기해보는 정도가 고작이랄까.

이 책을 읽는 가장 큰 즐거움은 그런 철학자들의 목소리를 비록 많~이 부족하나마 직접 들어볼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매 페이지, 한장의 그림과 철학자의 한마디와 짤막한 해설이 붙어있는 책, 제목처럼 1분 철학책이다.

우선 이 책이 담고있는 14명의 철학자 몇몇을 보면 디오게네스, 에피쿠로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제논, 키케로, 세네카, 에픽테토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등이다. 이름이 낯선 철학자들을 빼고나니 요정도이다. 주로 고대의 철학자들, 과연 그들이 소리내어 말한 것들은 어떤 말들일까, 그들의 사상의 요체는 어떤 말들에서 나왔을까를 토막토막이나마 직접 읽어볼 수 있었다.


전체 제목이 <그림으로 읽는 매일 아침 1분 철학>인만큼 그림 또한 철학적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 책장을 넘기기 전에는 명화들이 실려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단순하면서도 뭔가 아마추어적인 느낌이 나는 그림들이다. 그린 이의 약력을 보니 심장내과 전문의인 웨이얼차오. 그는 야간 당직을 설 때마다 처방전 뒤에 그림을 그렸으며 이후 화집 등을 출간하고 많은 책의 삽화를 그렸다고 한다. 그의 그림들, 확실이 멋져보이지는 않지만 단색의 선만으로도 표현할 수 있는 것, 표현하고 싶은 것을 참 많이 담을 수 있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 단순함, 빈 공간사이를 슥슥 가로지르는 그다지 매끄럽지 않은 선들이 표현하는 이야기들은 풍성했다. 그림을 그릴 때, 기술보다 중요한 '무엇을 말하고 싶은가'라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철학이라는게 참 골치아픈 것 같지만, 그저 말과 이야기로 접하니 만만하다. 누군가는 신을 이야기하고, 또 누군가는 신을 부정하고, 이렇게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지만 그런 모순이 골치아프게 느껴지기보다는 두 주장 모두에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것이다. 짧고 단순하게 읽히지만 역시 철학자들의 길고 깊은 사색의 결과물들이기 때문일까. 아니면 결국 지향점은 모두 진리를 향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철학은 어렵다.


생각의 결과를 정리하고 수용하기 위해 읽어야하는 책이 아니라 '생각하기' 그 자체를 수용하는 과정에서 나만의 1분 철학시간을 가져볼 수 있을 것 같다. 머리가 맑은 아침시간에, 혹은 간밤의 어지로운 꿈이 여전히 떠도는 아침시간에, 간결한 선그림과 짧은 생각이 담긴 한 장의 메시지 카드를 받는 기분으로 책장을 두어장 넘겨보면 좋을 듯 하다. 그렇다고 철학적인 하루를 보낼수는 없겠지만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