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를 주세요
야마시타 하루오 지음, 해뜨네 옮김, 무라카미 쓰토무 그림 / 푸른길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정성 가득 볼펜으로 꾹꾹 눌러 쓰고 예쁘게 색연필로 색칠을 하고  핑크빛 리본 하나 살짝 얹어서 

군에 있는 친구에게 보내주었던 나의 어릴적 편지들이 새록새록 생각납니다.

 

오늘 <편지를 주세요>를 읽다보니 다시금 떠오르며  그날의 기억들이  하나,둘 추억을 휘젓고 갑니다.

 

누가 봐도 악필이라 손으로 글씨 쓰는 것을 별로 즐기지 않았었던 어린 시절.

그렇게 정성을 들여 편지를 쓰고 받던 때가 벌써 10년이 훌쩍 넘어버렸습니다.

 

<편지를 주세요>의 표지에는 초록 무화과 나무 줄기 위에 걸터 앉아 있는 안경 쓴 초록 개구리를 만나게 됩니다.

온통 초록색의 향연이지만 제목만은 빨간 우체통이  생각나게 만드는 빨간색으로 쓰여져 있습니다.

 

빨간 우체통에 사는 초록 개구리는 마치 자기 집인양 우체통 안에 가구를 들이고 색칠도 하고 마음껏 쉬기도 합니다.

그러던중 편지라는 녀석을 접하고는 편지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어 자신도 편지를 쓰고 답장을 받고 싶어하게 되지요.

 

초록 개구리는 우체통 안이 마치 자기 집인양 꾸미고는 주인공이 받은 다른 사람의 편지를 보게 됩니다.

 

자신에게 온 편지만 봐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 초록개구리는 열심히 열심히 무화과 나뭇잎에

<편지를 주세요>라는 글씨를 정성 스럽게 쓰고는 답장을 기다립니다.

 

하루는 우체통앞에서 다음날은 좀더 높이 올라가 빨간 우체통이 잘 보이는 곳에서 답장이 오기만을 기다립니다.

그러나 끝내 초록 개구리가 보낸 편지에 대한 답장을 오지 않습니다.

 

답장이 없는 편지를 기다리던 초록 개구리는 실망한 나머지 보금자리를 떠나 다시는 돌아오지 않게 됩니다.

 

어릴 적 외갓집 마당 한가운데 차지하고 있던 무화과 나무가 너무나 친숙한 저는 

읽는 내내  무화과 나무를 한참을 들여다 보며  어린시절을 떠올립니다.

 

무화과 나무를 직접 보지 못한 우리 아이에게도 열심히 설명을 해주며

엄마가 어릴 때 무화과 나무 위에 앉아 놀던 추억을 살짝 이야기해 주기도 합니다.

 

이메일이 발달하여 손클씨가 귀해져가는 요즘 더욱더 그리운 것이

아마도 우체부 아저씨가 가져다 주시는 편지가 아닌가합니다.

 

아이에게 이 기회를 빌어 가족이나 친구에게 편지 써보면 어떨까 했더니 

당장에 무화과 잎을 하나 구해 달라더군요. ^^  

 

그리 많은 이야기를 전하지 않으면서도 아이와  편지를 전하고 싶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저의 어린 시절 추억도 떠올려 볼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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