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자 아트 픽션 1
폴 왓킨스 지음, 권영주 옮김 / 아트북스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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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조자 폴 왓킨스 지음

 

 

 

장편 소설을 읽었을 때 느끼는 점은 한편의 영화를 본 것 같다는 거다.

작가의 생각을 밑바탕으로 깔고(각본) 나의 주관적 느낌을 반영한(각색)영화!

디테일하지는 않지만 순간순간 떠오르는 영상들과 잔상들로 나의 머리가 뒤엉켜 있다가 책의 마지막 결론을 덮는 그 시간을 기점으로 한편의 장편 영화가 완성 된다.

 

 

미국에서 그림을 공부하던 주인공(데이비드 핼리팩스)이 르바쇠르 위원회의 3개월 장학금을 받고 1939년 초여름에 파리에 도착하면서 소설은 시작된다. 주인공 입장에서 쓰인 소설에선 자신의 그림 실력을 그다지 높게 평가하지 하지 않았지만 미친 천재 화가로 묘사되는 판크라도프 스승은 그의 합격 통지서에 서명할 정도로 그의 솜씨를 인정했다.

 

 

열심히 스케치만 그리던 중 세계2차대전이 발발하고 히틀러는 유럽의 유명 화가들의 그림들을 약탈하기 시작한다. 프랑스에선 명작들을 보호하기 위해 여러 작가들로 하여금 위작을 만들어 히틀러로 하여금 자신들의 명품들을 지키려 한다. 그는 결국 스승의 인도하에 위조자가 된다.

 

 

하지만 명작들의 위작을 검사하는 독일군의 눈에 들기 위한 세심한 작업과정을 묘사하는 장면에선( 미세한 벌레들이 나무를 파 먹었다든가, 작품을 보관한 곳의 나무향 냄새가 묻어 난다든가) 치밀한 구성을 위해 준비를 많이 했다는 점이 느껴졌다. 세상의 거부들이 아주 작은 점에서도 완벽을 구한 것처럼 이 작가도 구석구석 치밀한 점이 소설의 집중도를 높여 주었다.

 

 

독일군에게 작품을 보호하기 위한 프랑스의 노력은 전쟁이 발발하기 전부터 시작되었다. 주인공이 파리에 도착한 1939년은 전쟁이 막 시작하기 전 이어서 정부에선 위작을 만들 화가들이 필요했기에 위원회라는 것을 만들었고 판크라토프 같은 사람들에게 사람을 모집하게 한 것이다. 당연히 전쟁이 나면 문화침탈이 있기 때문이다.(우리나라에서 외구들이 도자기같은 문화재를 약탈한 것처럼) 국가의 미래를 내다보고 문화재를 지키려는 국가차원의 노력이 전쟁의 기운과 동시에 벌어졌다는 점이 샘이 날 정도로 부러웠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배울점을 생각하다가 깨닫게 된 것은 개인도 이와 다를게 없다는 거다. 나의 미래를 위해 지금 닥쳐오는 미래를 어떻게 준비하고 대비해야 하는가. 피비린내 나는 전쟁이 나에게 일어날 확률은 적지만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주는 일상적 미래는 당장 내일이라도 일어날 수 있을 만큼 수없이 많기 때문이다.

 

어떻게 무엇을 어떤 방식으로 나를 지켜야 할까...

미래를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할까...

항상 우리는 이런 고민속에 살고 있지 않을까...

 

 

이런 고민을 해결하는 방법은 결국 본인의 실력이다.

파리 문화계에서 유명한 폴뢰리라는 미술상도 인정할 만큼 그는 유명 작가의 작품을 위조할 정도로 탁월한 실력을 갖추었다. 그러했기에 장학금을 받고 파리에서 공부를 하게 되었고 전쟁통에서도 굶지 않고 독일의 후원까지 받으며(굶지 않을 정도) 살아 남을 수 있었다.

 

 

또하나는 위대한 스승! 멘토와의 만남이다.

주인공 알리팩스는 뉴욕에서 전시회를 열었고 이를 보도한 프랑스 미술잡지와 인터뷰를 본 후 그의 재능을 알아본 폰크라토프의 초청으로 파리에서 그에게 그림을 배우게 된다. 전쟁터에서 문화재를 지키려는  그의 “우리는 걸작을 창조하려는 게 아니라, 걸작의 환영을 창조하려는 거야.”라는 말에 따라 화가의 자존심을 굽히고 위조자가 된다. 스승이 직접그리면 되지 않냐고 묻지만 스승은 자신보다 주인공의 실력이 더 뛰어났기에 조언자의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옆에서 주인공이 가지고 있지 않은 경험(물감,터치테크닉,종이,액자등의 역사적자료)으로 그의 신생 작품들을  대 루카스 크라나흐가 1520년경에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어린 소녀의 초상화’로, 1688년경에 그린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천문학자’같은 명작들로 만들어 버린다.

 

오늘도 계속 나는 책속에서 나의 멘토를 찾아 헤맨다.

 

 

 

 

 

 

 

 

 

 

 

 

에피소드하나...

소설속에 등장하는 인물중에 아틀리에에서 함께 공부하는 남녀가 있었다. 나이는 서로 40대 정도였고 매일 판크라토프 아틀리에에서 공부하던 남자 발라르는 마리클레르를 사랑하게 된다. 매일 만나게 되니 남편과 떨어져 있는 여자라도 바람이 날 수 있지 않을까. 하여튼 전쟁이 일어나서 남자는 전쟁터에 소집될 위기에 처하게 된다. 그는 소금을 5숟가락 퍼먹고 5층의 계단을 수없이 뛴 후 신체검사를 받으러 간다. 혈압이 높게 나와 군소집 면제 판정을 받고 그들은 계속 사랑놀음에 빠지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프랑스 경찰이 갑자기 그를 잡아간다. 고의적으로 군소집 면제를 받기위한 탈법행위가 발각된 것이다. 남자는 주인공 알리팩스를 의심하지만 마리클레르가 고의적으로 그를 고발한 것이었다. 그녀의 남편은 백작이었는데 그녀를 찾아왔기 때문에 더 이상 위험한 사랑놀음을 할 수 없어졌다. 결국 그는 전쟁터에서 죽었다. 그녀는 남편과 잘 살았다. 남자의 운명이란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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