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프만 단편집
E.T.A. 호프만 지음, 김선형 옮김 / 경남대학교출판부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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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를 쓰는 목적은 절대 나와 같은 구매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도대체 독문학을 전공한 교수가 번역을 한 것인지 제2외국어로 독어를 선택한 고등학생이 번역을 했는지 모를 수준의 문장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 "세르펜티나! 귀여운 세르펜티나!" 안젤무스는 경악의 광란을 일으키며 외쳤다, 왜냐하면 그가 더욱 더 날카롭게 쳐다보자, 진갈색의 눈을 가진 그녀는 마치 그의 마음 속에 살기 있는 듯, 무어라 말할 수 없는 그리움을 담은 채 그를 쳐다보는 귀엽고 사랑스런 소녀가 그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p.83.

이런 식이다. (밑줄은 내가 친 것인데) 이런 게 끝도 없다. 몇 번을 읽어도 이해가 안 되고, 문맥을 바탕으로 머리를 짜내 추측을 해도 오리무중인 문장이 페이지마다 튀어나온다. 원작이 어려워서? 천만에! 술어 하나에 주어가 두 개 붙은 건 애교로 봐 줘야 할 정도고 지시관계 불분명한 것에,  이해를 도와주기는커녕 더 어렵게 만드는 각주(그나마 국어 문장이 안 되는 각주까지)가 수두룩하니 이해가 될 턱이 있나!  

대학 출판물에 엉터리가 많다는 건 익히 알고 있었지만 살다살다 이런 엉터리는 처음 봤다.  번역자의 국어 실력이 형편없다고밖에 볼 수 없는데 작품 해설이라고 역자가 뒷부분에 달아놓은 걸 옮겨 보면

'괴테는 호프만의 천재성을 인정하면서도 그의 병적인 요소로 인해 거부를 하였다.' p.305.

길게 옮길 필요도 없이 위의 짧은 단문조차 번역자는 저 모양으로 쓰고 있다. (문맥상 '----호프만의 병적인 요소로 인해 거부감을 느꼈다고 한다'라고 해야 자연스러워진다.)

구매하고 한참이 지나 이 놈의 책을 읽었기 때문에 반품도 못하고, 화만 삭이고 있었는데..... 오늘 책 정리하다 다시 열통이 도졌다.   어떻게 학교와 자기 이름을 걸고 출판하는 것을 이따구로 할 수가 있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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