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 어나더 에피소드 1 : 물리적 오류 발생 보고서>는 원작 155~157화에 해당하는 '마리오네트' 편을 기반으로 삼았다. 연재 초기의 <덴마>는 짧지만 강렬한 느낌이 매우 인상적이면서도 깊은 여운을 남겨주었다. '마리오네트'도 3화 분량밖에 되지 않음에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었다. 소설 역시 이러한 느낌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등장인물들이 원작에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원작과 같이 '마리오네트' 능력을 지닌 '퀑(<덴마>의 초능력자)'을 1인칭 주인공으로 삼아 원작과의 연관성을 그대로 이어간다. 원작을 보면 이 능력이 어떤 것인지 단번에 이해가 가기 때문에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원작을 반드시 보는 것을 추천한다.
읽으면 읽을수록 가속이 붙었다. 항상 만화로만 보던 <덴마>를 줄글로 된 책으로 읽는다는 생각에 처음에는 어색하기도 했지만,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도저히 손에서 책을 놓을 수가 없었다. 거대 조직 두목의 암살 의뢰를 받은 암살자인 주인공은 이를 거절하지만, 어떻게 알았는지 곧 암살 대상에게서 연락이 온다. 그러고는 하는 말, 자신을 죽이는 '척' 해 달라고. 의뢰인은 그의 아내로, 두목은 아내를 안심시키기 위해 의뢰를 실행하는 척만 해 달라 의뢰한다. 사상 초유의 이중 스파이가 된 셈이다. 하지만 아니나 다를까 타이밍 좋게 일어나는 여러 사건들과 새로이 등장하는 또 다른 퀑들에 의해 난항을 겪게 되고…….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 내가 딱 좋아하는 타입이다.
1권을 워낙 재미있게 읽어서 2권, 3권도 기대가 된다. 그전에 우선은 원작 '마리오네트'의 여운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