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전쟁 - 정치는 과학을 어떻게 유린하는가
크리스 무니 지음, 심재관 옮김 / 한얼미디어 / 2006년 4월
평점 :
절판


 한 국가의 정치인들은 수많은 국민들의 의견들을 수렴하여 이를 국가의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서 뽑은 사람이다. 그러나 이 정치인들은 본래의 목적은 뒤로 한 채 자신들의 잇속을 챙기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언론, 교육, 치안, 사법, 입법 등 국가의 모든 분야에서 정치인의 영향이 미치지 않은 곳은 없다. 각종 언론매체에서 접하는 이러한 사실들은 정말 국민들을 실망하게 만들 지 않을 수 없다.

 정치인들은 이제 과학에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 이 책에서는 미국의 정치가들의 이기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바로 과학을 이용해서. 그들은 과학을 건전 과학과 쓰레기 과학으로 나누어 국민들을 조롱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건전 과학과 쓰레기 과학. 이름만 들어도 쓰레기 과학은 다소 와 닿지가 않는 감이 있다. 하지만 조금만 더 파헤쳐 보면 건전 과학이라는 신조어로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려는 보수주의자들과 기업가들의 비열한 모습을 볼 수 있다. 환경오염, 간접흡연 등과 같이 우리가 당연하게 여길 수 있는 안좋은 사례들까지도 과학적인 확실한 검증이 없이는 법으로 규제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 건전과학이다. 여기서의 확실한 검증이란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서 평범한 실험 결과로는 인정을 받기 힘든 정도의 까다로운 요구사항이다. 또 그들이 말하는 쓰레기 과학은 자신들의 주의와 맞아 떨어지지 않는 과학연구를 가리킨다. 건강, 환경, 흡연, 지구온난화 등 정치가들은 이들에 개입하여 과학적 사실들을 자기 입맛대로 조작하고 이를 국민에게 오도하고 있다. 결국 자신들에게 유리한 것은 건전 과학이고 그들과 맞지 않은 것들은 모두 쓰레기 과학으로 여기는 그들의 이분법적 사고에서 이러한 정치가들의 비열한 수법을 엿볼 수 있다.

 과학이라는 학문의 특성을 생각해 봤을 때 위와 같은 상황은 일어나기 쉽다. 과학은 주관적인 의견들이 모여 하나의 이론 또는 정리를 만든다. 비록 그 과정에서는 주관이 개입했을지 모르지만 그 결과물인 이론 또는 정리는 지극히 객관적이다. 즉 이러한 지극히 객관적이기 때문에 누군가의 주관이 개입될 여지가 다분하다. 그러나 여기서 책에서 나온 내용들처럼 정치가의 주관이 들어가게 되면 과학이라는 학문의 그 순수함이 정치적 더러운 물로 오염이 될 수 있다. 정치가의 주관이 개입되는 과정에서 그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 과학사실에 대한 규제는 불가피할 것이다. 그 결과는 무한한 발전 가능성이 있는 과학이 그 성장속도는 더뎌지고 이는 곧 기술의 발전에도 영향을 미쳐 인류는 결국 그 자리에서 머물게 될 수 밖에 없다.

  이 책에서 나온 사례나 여러 언론매체에서 접하는 정보들로 봤을때 "과학전쟁"에서 그 피해자는 순수한 과학임을 알 수 있다. 피해자는 과학뿐만이 아닌 이를 정치가를 통해서 왜곡된 정보를 받는 국민들도 마찬가지이다. 이 "과학전쟁"을 끝내기 위해서는 피해자인 순수과학이 그 본분에 충실할 수 있도록 정치가들은 이성적 합리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한 정책결정을 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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