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들의 어머니 트리플 19
김유림 지음 / 자음과모음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얼마전에 보르헤스를 읽었다.


악명(?)이 자자해서 이름을 알고만 있었는데, 그의 문장을 왜 이제서야 접했는지 아쉬울 정도로 어렵고, 환상적이었다.


불가해한 어떤 것을 볼 때 느끼고야 마는 참을 수 없는 괴로움(쾌락)이 있다.


어쩌면 그 아름다움을 절대로 영원히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절망적인 쾌.


보르헤스를 읽는다는 것은 1초에 120번 회전하는알레프를 들여다본다는 것과 같다.



살바도르 달리의 작품들(특히 그가 참여한 애니메이션)과 영화 <더 폴 : 오디우스와 환상의 문>에서 시각적으로 유사한 효과를 느낄 수 있다.


이런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봐볼 만한 작품들. 추천한다.



그리고 김유림. 환상문학을 접한 기간이 길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김유림의 픽션이 문장을 가지고 만들 수 있는 아름다움이 충분히 구현되었다는 것에는 어떤 이견이 없다.


세 개의 짧막한 단편이 이어지고, 각 단편은 스토리텔링이라기보다 어떤 사건을 캐릭터 내적으로 묘사하는 것에 가깝다.


평소 내가 하고 사는 생각을 투시경으로 들여다본 듯한, 아니 엑스레이로 피부 밑까지 낱낱이 파헤쳐지는 듯한, 위내시경 모니터를 예기치못하게 보게 되었을 때와 비슷한 기분으로.


#갱들의어머니 #김유림 #자음과모음 #단편소설 #신간도서 #신간소설 #책추천 #도서리뷰 #책리뷰 #서평 #소설추천 #단편소설추천

그런데 저나 갱들은 시민사회에서의 탈주가 만들어내는 공백 시간이 있어야만 윤곽이 뚜렷해지는 존재기 때문에, 그리고 그 존재 방식을 자각하는 존재기 때문에 기어코 어떤 종류의 희망을 가지고야 맙니다. - P4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