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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베리 잼을 만드는 계절 - 2003년 전미도서상 수상작 꿈꾸는돌 6
폴리 호배스 지음, 최세희 옮김 / 돌베개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사람들은 밭이 썩는 꼴을 못 봐주지만 썩는 것도 있어야

모두 제대로 자랄 수 있단다."

 

조금은 기괴하고 유쾌한 성장 소설!

 

플로리다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부자 노인들이 은퇴 후 삶을 보내는 곳이다. 모든 것이 느릴 것 같은 이곳에, 래칫은 자기 행복만 생각하는 쌀쌀맞은 엄마 헨리엇과 살고 있다. 작고 우중충한 아파트 지하 2층에서 끊임 없이 엄마의 비위를 맞추는 피곤한 생활을 하고 있던 래칫은 여름방학이 시작되자 메인에 사는 낯선 친척에게 보내진다. 엄마는 울창한 숲을 지나 바닷가 절벽 위에 선 낡은 고성에 살고 있는 무려 91살의 쌍둥이 할머니 펜펜과 틸리에게 래칫을 떠안기다시피하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버린다. 숲에는 곰들이 뛰어다니고, 블루베리가 가득가득 심어져있는 그 곳에서 예측 불가능한 일들을 겪으며 래칫은 몸과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나간다.

 

성장의 과정은 누구나 겪게 되지만, 천편일률적인 도시 환경에서 성장하는 우리들은 외국의 다른 환경에서 자라는 성장 소설이 조금은 낯설게 다가오게 마련이다. 내게도 펜펜과 틸리가 늘어놓는 이야기들은 너무나 기괴하고 주변 인물들도 하나같이 어딘가 비정상적으로 보였다. 본격적으로 이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었던 건 중반부 쯤에 투입된 하퍼 덕분이었다. 부모에게 버림은 것도 모자라 자신을 키워주던 이모의 손에 이끌려 고아원인 줄 알고 펜펜과 릴리의 성에 오게된 하퍼. 래칫 또래의 열세살 소녀의 이 기구한 사연은 누가봐도 참 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퍼는 안하무인에 싸가지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성격으로 단숨에 '골치덩이 밥맛'으로 전락했다. 인터넷 중독의 하퍼는 전화도 받는 것 밖에 되지 않는 이 고성에서 끊임 없이 인터넷 쇼핑을 하겠다고 고집을 부리고, 펜펜과 릴리에게 막말은 물론, 래칫의 아픈 상처까지 공격한다. 그런데 이상한 건 하퍼가 등장함으로써 이야기가 드디어 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막장드라마를 보는 기분으로 하퍼를 욕하며 책을 읽기 시작하자 단숨에 읽어내릴 수 있었다.

 

펜펜, 릴리, 래칫, 하퍼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부모님에게 상처를 받으며 살아왔다는 점이다. 펜펜과 릴리의 어머니는 직접 단두대를 만들어 자신의 목을 잘라 자살했다. 래칫은 늘 자식인 자신보다 더 소중한 것을 찾는 엄마에게 온전한 사랑을 받지 못했다. 하퍼는 의지할 수 있었던 단 한명의 피붙이에게 버림받았다. 이 네명이 엉겁결에 한 집에 살게 되면서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은 블루베리 잼을 만드는 계절이 돌아오면서 비로소 결실을 맺는다. 펜펜과 릴리는 둘 이외의 다른 이에게 정을 주고 돌볼 줄 아는 어른으로, 래칫은 자존감을 회복하고 엄마의 그늘에서 벗어나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소녀로, 하퍼는 자신의 적성을 찾아 꿈을 꾸기 시작한 소녀로 성장한다.이 유쾌하고 기괴한 성장기는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도 꽤 긴 여운을 남겨주었다. 비록 처음 생각했던 진지하고 동화같은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분명히 이 이야기 속에는 큰 감동과 철학이 담겨있었던 것이다. 


내 인생에 있어 블루베리 잼을 만드는 계절은 언제였을까? 나는 그 계절에 얼마나 반짝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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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베리 잼을 만드는 계절 - 2003년 전미도서상 수상작 꿈꾸는돌 6
폴리 호배스 지음, 최세희 옮김 / 돌베개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내 인생에 있어 블루베리 잼을 만드는 계절은 언제였을까? 나는 그 계절에 얼마나 반짝였을까?˝를 스스로에게 묻게되는 조금은 기괴하고 유쾌한 성장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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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든 고양이와 살아가기
댄 포인터 지음, 여인혜 옮김, 이미경 감수 / 포레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제목을 보자마자 이누도 잇신 감독의 <구구는 고양이다>라는 영화가 생각났다.

도쿄의 고즈넉한 마을, 키치조지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에서 만화가 아사코는 13년을 함께한 고양이 '사바'를 잃게된다. 그리고 아사코는 사바의 장례식에서 이런 말을 한다.

 

"고양이는 인간의 3배나 되는 스피드로 살아가지. 사바는 나보다 3배나 빨리 가버렸습니다."

 

이렇게 사바를 떠나보낸 아사코는 시름에 잠겨 만화 작업을 하지 못하고 사바를 그리워한다. 그러다 겨우 마음을 추스르고 사바를 모티브로 남들보다 3배 빨리 늙는 여자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만화로 그리기 시작한다.

 

이 영화를 보며 가족과도 같았던 사바의 죽음을 견뎌내는 아사코의 모습에 나도 참 많이 훌쩍였더랬다. 그리고 다시 한번 결심했다. 반려동물은 떠나보낼 자신이 생겼을 때 들이겠노라고.


인터넷에 자주 올라오는 개 혹은 고양이의 동영상이나 사진을 보면 대부분이 작고 활기찬 새끼 시절의 모습이다. 늙고 병들어 죽음을 기다리는 개나 고양이의 모습은 거의 올라오지 않는다. 그 때문일까, 반려동물이 늙고 병이들어 인간보다 빨리 죽는다는 사실을 우린 늘 망각하고 살고 있는 것 같다.

 

<나이든 고양이와 살아가기>는 우리에게 고양이도 늙고 병이들고 죽는다는 이 당연한 사실을 일깨워준다.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 고양이의 늙고 초라한 모습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주인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저자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아주 꼼꼼하게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며 고양이가 늙어서 걸릴 수 있는 병이 이렇게나 많다는 점에 놀랐다. 암, 관절염, 폐렴, 당뇨병, 치매, 광견병 등등. 반려동물을 키워본 경험이 전무한 내게는 너무나 생소한 이야기 뿐이었기 때문이다. 내 기억 속 고양이들은 하나같이 다 당당한 걸음걸이와 도도한 눈빛으로 거리를 활보하는 모습이었는데‥ 그래서 나는 이미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지만, 그것보다는 고양이의 이런 말년을 생각하지 않고 예쁘니까, 갖고 싶어서 고양이를 키우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꼭 먼저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여러분은 고양이의 '쇠약'과 '죽음'을 이해하고, 나이든 고양이와 멋지게 작별할 각오가 되어있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반려인으로서 자격이 있다. 아니라면 우리 조금 더 기다려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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