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 미용실에서 자주 보던 잡지에서 유난히 좋아했던 섹션이 있었다. 바로 연예인들의 가방속을 들여다보는 섹션. 알만한 브랜드의 화장품이나 다이어리같은것, 지갑 등등 남들의 소지품같은 게 왜 이리 궁금했는지. 그리고 그렇게 재미있었는지. 친구네 놀러가면 꼭 그집에 책장을 유심히 본다.친구가 읽든 친구의 남편이 읽든 어떤 책을 읽는지 보면 그 사람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게 된다. 소지품이나 읽는 책들을 보면 그 사람을 알게 된다. 그래서 이런 물건들에 대한 에세이를 찾아서 읽어보기도 했다. 이번에 읽게 된 책 역시도 나의 호기심을 자극해주는 물건들이 가득하다. 바로 사람들이 산 물건들을 사연과 함께 엮어놓은 책이다. 지은이는 한권이라고 되어 있는데 서교동에서 모여 커피를 마시고 생각을 나누는 모임인가 보다. 그 모임의 7명의 사람들이 각자의 소지품을 이야기한다. 각자가 의미있게 구입한 물건들의 이야기. 1번 “충동은 충동구매를 낳고”의 남달리님과 2번 “할부와 일시불 사이에서”의 지온채님의 글을 읽고 너무 재미있어서 키득키득 웃으면서 읽었다. 소비하는 그 심리가 너무 재미있고, 공감되고 그랬는데 마치 전날 쇼핑하고 와서 회사에서 자랑하는 친구와 수다를 떠는 기분이랄까.잘샀다며 같이 칭찬해주고 착한 가격사이트는 서로 공유하는 그 기분이었다.왜 나는 책의 뒤쪽으로 갈 수록 작가들의 꼬임에 넘어가 자꾸 물건들을 검색하고 그러는거지. 이 책은 이런 의미에서 위험하다. 소비심리를 자극하는 요물. 작가들에게 설득당하는 독자.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을 느끼고 내가 가진 것들을 하나하나 생각하게 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