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모자 이야기
아리시마 다케오.오가와 미메이 지음, 박은희 옮김 / 허클베리북스 / 2019년 12월
평점 :
절판


어린시절 아이들의 마음을 읽어주고 그림그리듯 세심하게
표현한 어린이도서 “내모자이야기”.

단단한 양장본인데 귀여운 아이의 모자를 쓴 뒷모습이 인상적이다.
아직 그림을 위주로 보는 7살 아이는 이 책을 보더니 읽어달라고 한다.
아이에게 이야기를 추려서 스토리만 전했는데도 아이는 아이나이에서 있을 법한 이야기들이어서 그런지 주의깊게 듣는다.
아이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잠자리독서시간은 내게 더없이 소중하다.

8편의 단편들로 이루어진 “내모자이야기”의 첫 이야기는 “한송이포도”다.

그림그리는 것을 좋아하는 소년은 같은 반 외국인 친구의 물감이 너무나 갖고싶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물감으로 그린 바다는
왠지 색감이 예쁘지 않다고 생각한 소년은 친구의 물감 파란색과 양홍색으로는 맑은 바다의 파란빛을 제대로 표현할 수있을거라 생각했다.
소년이 친구들이 자리를 비운 시간 몰래 물감 두개를 손에 꼭 쥐게 되었지만 이내 다른 친구들에게 들키게 되는데,
중요한 것은 이때 도난 과정에 있어서의 소년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갈등들이다.
아이의 마음을 어찌나 세심하게 표현했는지. 나도 책을 읽으며 옆에서 긴장을 하고 함께 덜덜 떨었었다.
왠지 도난은 나뿐 것이지만 이번만큼은 소년의 편이 되어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결국 물감을 가져와 얼마 안되 선생님앞으로 끌려가는아이는
선생님의 너무나 따뜻한 반응에 어떨떨하지만
선생님께서 건네준 한송이 포도는 그렇게 아이의 마음을 토닥여준다.

작가의 오래전 작품인데도 마치 엊그제 아이의 교실에서 있을법한 일들과 문체들.
마음표현뿐 아니라 배경설명도 무척 섬세하여 일본 영화를 보는
느낌이었는데.
어릴적 내 추억거리와 함께 오랜만에 느끼는 달달한 솜사탕같은 감동이 무척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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