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역시 지영씨가 살아온 그 시대를 겪은 82년생 중 한 명이다.
82년생 김지영을 읽으며 나 역시 왜? 라는 물음을 떨칠 수가 없었다.
왜 남학생이 여학생 보다 앞번호여야 할까?
왜 급식소에서는 남학생이 항상 먼저 먹었을까?
남자들의 도끼병과 같은 착각에 내가 왜 죄인처럼 움츠러들어야했을까?
잘하든 못하든 과학경시대회에 헹글라이더를 만들어 날릴 때 나는 왜 할 수 없었을까?
여자아이는 과학보다 국어나 실과(초등학교 가정과목)를 중심에두고
언제나 미화부장과 부원은 여학생들로만 구성되어있는 것에 왜 이상하다는 생각을 그때는 하지 못했을까?
사회가 변하려면 1세대는 겪고 넘어가야 한다는데 80년대생으로 2019년 현재에서 옛시절을 보니 소소한 것을 변했을지 몰라도 가장 큰 축을 이루는 성평등은 아직도 변하지 않은 것 같다.
신문기사에는 여성의 옷차림 때문에 성범죄의 대상이 된다는 말도 안되는 말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나오고 좋은 게 좋은거니 합의하라는 종용이 계속되는 것들 말이다.
우리 어머니 세대와 달리 남자 형제들 뒷바라지에 학업도 마치지 못한 채 돈을 벌어야 했던 공순이 인생이 아니고, 우리 아버지 세대와 같이 가장이라는 이름의 사슬에 묶여 늙어가는 소처럼 묵묵히 살아가는 인생은 아니지만 80년대생까지 아니 어쩌면 지금 현 세대의 아이들에게 까지 이어지는 성평등을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