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와 잭 - 회의자의 사도 C.S.루이스의 생애 C.S. 루이스 연구서
조지 세이어 지음, 홍종락 옮김 / 홍성사 / 2006년 11월
평점 :
절판


 

한 인물에 대한 전기를 읽다보면 그 동안 내가 가졌던 주관적인 평가들이 많은 편견 안에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특히 후세에 많은 이들에게 훌륭한 업적을 남긴 인물들 이라면. 사람이 가장 흔하게 하는 실수가 바로 이런 점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한다. 나의 협소한 편견으로 인한 판단이 결코 옳은 건 아니라는 사실을 한 사람의 생애를 이해하고 난 후에야 알게 된다. “루이스와 잭” 각각의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루이스, 그에 대한 전기였고 잭은 그의 절친한 동료들에 의해 불리어진 이름이라 한다.


잭 루이스. 그는 누구인가? 그를 나타내는 호칭은 그야말로 다양했다. 그가 걸어온 많은 발자취를 느끼게 해줄 만큼. 「옥스퍼드 모들린 칼리지 영문과 교수이자 시인, 문학비평가, 무엇보다 20세기 최고의 기독교 변증가」그 화려한 이력과 상반되게 그의 삶은 어둡고 탁한 그림자가 늘 드리워져 있었던 듯하다. 짧은 생에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고 성공적인 삶의 대표주자라 꼽히는 이들의 삶은 전적으로 그렇다고 단언할 순 없지만 대부분 평범치 않은 삶을 경험한다. 잭 루이스, 그도 예외는 아니었던 것이다.


어린 시절 어머니를 잃고 평생 아버지와는 줄곧 불편한 관계였으며 가족들에게조차 인정받기보다 의심과 따가운 눈총을 받아야 했던 루이스. 더불어 자신이 많이 의지했던 형 워렌의 알코올중독으로 인해 늘 걱정과 근심 속에 살았던 것이다. 인간적인 따스한 정과 관심과 동떨어진 삶을 살아온 그. 그런 와중에 이 책의 저자이기도 한 조지 세이어와 무려 29년이란 세월 동안 함께 하며 깊은 신뢰의 우정을 쌓아가게 된다.


가족 다음으로 한 인간에게 가장 큰 지렛대가 되줄 수 있는 관계가 바로 친구가 아닐까. 자신의 속내를 편히 털어 놓을 수 있고 이를 기꺼이 들어줄 수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 우리의 인생에서 친구의 존재는 깊고 크다. 한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정으로 인해 누구보다 잭 루이스에 대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으리라.


잭 루이스는 깊은 기독교 신앙을 토대로 다른 이들에게 그리스도의 사상을 전하는 임무를 하고 있지만 이전의 그는 한때 신의 존재 자체를 거부하고 인간의 삶 그 자체는 오로지 눈에 보이는 설명으로 가능하다고 믿었던 사람이다. 물론 훗날 그 사상 자체가 변화되긴 했지만. 신앙 그 자체가 쉽게 변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유년기와 청년기 시기, 혼란의 삶이 신앙으로 온전히 안정을 찾을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영문학을 전공한 선후배의 관계로 또한 사제의 관계로 조지 세이어와 잭 루이스는 서로의 삶에 많은 영향을 끼친 동료이고 친구이고 학자이다. 한 사람의 생애를 이야기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었으리라 생각한다. 내가 저 사람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그 자체가 하나의 착각일지도 모르기에. 결과적으로 한 사람의 업적과 삶의 자취를 읽고 나면 내가 그 사람을 평가하기엔 너무 안이한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회의자의 사도 C.S루이스의 생애」그의 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 쓰여져 있기에 쉽게 반감을 가지게 될 수도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그의 삶에서 종교적인 부분은 절대적으로 무시할 수 없다. 결코 평범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특별한 삶의 면모도 찾아볼 수 없는 한 사람, 잭 루이스. 누군가의 눈을 통해 보여 지고 있는 그의 모습들은 지극히 한 부분에 지나칠 수밖에 없을 지도 모른다.


그가 걸어온 삶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이전의 삶을 바탕으로 더 안정되고 뭔가 이루고자 하는 그의 태도를 엿볼 수 있다. 믿음 그 자체를 부정하던 그가 훗날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한다. 「우리가 ‘사실’이라고 부르는 것. 즉, 실제로 있었던 성육신과 십자가에서의 죽음, 그리고 부활을 통해 그 존재를 보여주신 하나님이 곧 기독교다」 이 믿음을 토대로 많은 기독교 관련 서적을 펴낸 그는 진정한 20세기 회의자이자, 훌륭한 전도자요, 신학자였던 것이다. 비록 내 자신이 기독교 신자는 아니지만 이 책을 토대로 종교에 대한 영향과 더불어 그의 삶을 회고할 수 있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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