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뚜라미 생포 작전 푸른사상 시선 5
정원도 지음 / 푸른사상 / 201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주 오래 전, 어떤 시인이 '세상에는 눈물이 넘치는데, 시 속에는 눈물이 없다.'고 탄식했던 적이 있다. 그전까지 시인과는 일면식도 없었고, 그 뒤 다시 만나지 못했는데도 그가 했던 말은 눈물 넘치는 세상을 접할 때마다 떠오른다.

정원도 시인은 한국작가회의 총회에서 처음 만났다. 그는 나와 함께 둘러앉은 작가들을 보며 '신념이나 가치를 공유하는 사람이 많아 외롭지 않겠다'며 부러워했다. 자신의 부모님까지도 왜 이런 시를 쓰느냐,고 질책을 한다기에 물으니 그의 고향은 대구란다. 대선의 상처가 그때까지도 치유되지 않았던 우리들은 그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이해받지 못한 자의 아픔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의 시를 만났다.

정원도 시인의 「귀뚜라미 생포 작전」에는 눈물이 있다. 좀 배웠다고 거들먹거리는 자들의 허세와 현학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작업복 냄새, 기름 냄새로 가득찬 그의 시 속에는 일상을 힘들게 버텨가는 자들에 대한 순정한 연민으로 가득하다. 그의 시는 소금짐을 싣고 일상이라는 사막을 건너가는 낙타를 떠올리게 한다. 그의 시는 사소한 불편에도 아프다고 엄살을 떠는 우리를 비난하지 않는다. 그저 포장하지 않는 날것으로 자신의 삶을 열어보일 뿐이다. 묵묵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