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배추 볶음에 바치다
이노우에 아레노 지음, 권남희 옮김 / 문학수첩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저는 영화 카모메 식당과 만화 심야식당을 아주 좋아해요
음식과 인생이 어우러지는 이야기가 저를 끌어 당겼거든요

이번에 만난 "양배추 볶음에 바치다" 역시
음식과 인생이 함께인 소설인 것 같아
아주 기대하며 읽기 시작했답니다
'행복한 기억과 슬픈 추억도 요리가 되는 책'이라는
표지의 문구도 인상적이였구요

이야기의 배경은 조그마한 동네의 "코코야"라는 반찬가게 입니다
그곳에는 가게 주인인 코코와 종업원 마쓰코, 이쿠코가 있습니다
이 세사람은 예순 즈음의 여성들로
모두 혼자랍니다
코코와 마쓰코는 이 가게의 처음부터 함께한 사람들이고
이쿠코는 코코야가 있는 동네로 이사오면서 종업원으로 일하게 되었답니다
이 세 사람은 나이는 비슷하지만
참 성향이 다른 사람들이예요

항상 분주하고, 활달하고 때로는 푼수같기도 한 코코.
모든 일에 시큰둥하고 시니컬 한 반응을 보이기 일쑤인 마쓰코
약간은 차분하면서도 속내는 잘 드러내지 않는 것 같은 이쿠코.
전혀 다른 성격의 세사람은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데도
나름의 조화를 이루며 코코야를 빛내고 있습니다
 
이 세사람은 모두 하나씩 아픈 상처를 안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코코는 남편과 이혼을 했고
마쓰코는 오래전부터 계속 엇갈리기만 하는 남자를 무척 오랫동안 사랑하며 마음 아파하고 있고
이쿠코는 이사오기 전 남편과 사별했으며, 아주 오래전에는 두살배기 아들을 잃었지요
가지고 있는 상처가 다른 것 처럼
그 상처들을 마주하고 이겨내려는 모습도 사뭇 다르답니다
그런데 그 모습들이 수선스럽거나  너무나 안타깝거나.. 그
런 기분을 느끼게 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갖고 있는 상처들은 참으로 안타까운데
그것들을 이겨내는 모습들은 어찌보면 담담할 수도 있다고 여겨지기도 하거든요
책속에 담겨있는 여러가지 요리나 음식 재료들에 그저 추억과 상처가 담겨 있을 뿐이랍니다
사실 책을 막 읽기 시작하면서는
제게는 참 낯선 메뉴들이 등장해서 확~ 몰입이 되지는 않았어요
영화나 만화처럼 눈으로 음식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보여지고 그 요리의 느낌이 느껴졌다면 더 좋겠다.. 라고 생각했거든요
물론 코코, 마쓰코, 이쿠코가 살아온 세월에 훨씬 미치지 못한 시간을 살아왔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책에 점점 빠져들자 그 요리에 담긴 사람들의 이야기에 집중하기 시작했고
요리를 알고 모르고는 중요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제가 그들과 같은 나이가 되면 어쩌면 더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제 작은 의견을 하나 붙이자면
이 책으로 작은 소품같은 영화가 만들어지면 참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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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의 아기발달 백과 - 0~5세 집에서 하는 성장발달 검사 & 발달놀이
김수연 지음 / 지식너머 / 201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내 아이가 잘 자라고 있는지 걱정을 하게 되는것 같아요
저도 마찬가지로 다섯살된 딸을 키우고 있고
올 가을이면 둘째도 태어나다보니 더더욱 관심을 갖게 되더군요
그래서 좀 체계적인 책을 하나 읽고 싶었는데
저의 궁금증을 많이 해소시켜준 책을 한권 만났습니다
 


김수연 박사님의 아기 발달 백과 입니다
이 책은 아이가 태어나서부터 5세까지 어떠한 발달을 보이고 있는지를 정리해 놓았을 뿐만 아니라
일정 개월수 별로 나누어서
그 시기에 아이들에게서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발달 상황과 함께
부모가 어떠한 면을 살펴보아야 하는지 나와 있습니다
또한 아이의 발달을 위한 재미난 놀이들이 잘 설명되어 있구요
그리고 중간중간 실제 사례와 질문들을 토대로
부모들의 궁금증을 해소해주고 있습니다
아이가 성장하는 동안 부모들은 많은 불안을 갖기 마련이라
아주 작은 것이라도 의문을 갖게 되는데
그 답변들의 설명들이 어렵거나 복잡하지 않기때문에
읽기가 힘들지 않고 이해도 쉽습니다
특히 제가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것은
이해하기 쉽고 적절하게 실려있는 그림들이였습니다
 


위의 그림처럼
각 개월수에 맞게 집에서 부모가 할수 있는 발달검사들을 비롯해
 

 
아이의 발달을 도와주는 활동방법들이
이해하기 쉬운 그림으로 다양하게 소개되고 있습니다
글로 복잡하게 설명하는것보다
이렇게 간결한 그림이 무척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림도 한눈에 알아보기 쉽게 그려져 있고 사실적이어서
제 개인적으로 아주 마음에 들었답니다
또한 그 방법들이 정말 쉽기 때문에
내 아이가 잘 크고 있는지 간단히 체크할 수 있고,
발달을 돕기 위해서 뿐만아니라
재미난 놀이로까지 활용할 수 있어서 정말 유익했어요
지금 50개월 되어 가는 첫째를 위해 특히 그 부분을 유심히 보았는데
저나 아이 아빠가 무심히 했던 놀이들이
발달에 좋은 놀이라고 소개되어 있는 것을 보고 으쓱한 마음이 들기도 했답니다
또 해보지 못한것도 해주게 되었구요
 
아이의 성장에 대해 잘 정리되어 있고 좋은 정보를 알려주고 있는 이 책을 끝까지 읽으면서
좋은 것들을 많이 알게 되었다는 뿌듯함과 함께
요즘의 엄마들이 하고 있는 육아방식이나 생각들을 많이 고려하고 있어서 참 고맙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조건적으로 아이에게만 초점을 맞춘것이 아니라
엄마도 편안하게 아이의 발달을 관찰하고 도와줄 수 있는
방법들을 이야기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수연 박사님의 "아기 발달 백과"는 아이와 엄마 모두 행복하게
아이의 성장시기를 보낼 수 있도록 해주는 좋은 지침서가 될 것 같아서
첫째아이는 물론, 곧 태어날 둘째를 위해서도
오래 두고 볼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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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나의 봄날
박진희 지음 / 워커북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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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 가 보면
여행 이야기가 담긴 책들이 정말 많은것 같아요
평소 가보고 싶었던 곳들에 대한 책들을 보면 참 부러워지죠
그런데 언젠가부터 그런 여행 책보다는
마음이 풍요로워지고 여운이 오래 남는 여행이야기가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번에 제가 읽은 " 그대 나의 봄날"도 그러한 책입니다
사람들이 선뜻 여행지로 선택하지 않는 곳 아프리카.
아프리카에서도 유명한 여행지가 아닌
보살핌과 교육이 절실한 아이들이 가득한 곳으로 떠난
사람들의 이야기거든요
거창하게 그들에게 무언가를 해주기 위함이 아닌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나누어 줄줄 아는
가슴 따뜻한 사람들이 가득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마음을 풍요롭게 하고
진정한 행복을 느끼게 해준
순수한 영혼을 가진 아이들의 모습을 만날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 케냐의 작은 학교 "조이홈스"
한국인 선교사가 세운 이 학교는
고아들을 비롯 근방에 살고 있는 아이들의 행복이 가득한 곳입니다
그 곳을 찾은 이 책의 저자 박진희 님을 포함한 네명의 여인들은
마치 오랫동안 그 곳에서 생활했던 사람처럼
낯선 환경과 아이들 속으로 스며들었습니다
모든 생활이 쉽지 않았음에도
아이들이 주는 마음의 풍요로움을
온전히 느끼며 지내던 그들은 모습은
책을 읽는 제 마음을 설레이게 했습니다

아이들과 벽화를 그리고
뛰어놀고
음악을 연주하고
사진을 찍어주고
풍선을 만들어 주고..
모든것이 부족한 아이들과 함께한 이같은 일들은
거창한것은 아니였습니다
그러나 이것들이 경제적으로 큰 도움을 주는것 보다
더 가치있었던것은
함께 어우러지며 모두가 행복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행복감을 그대로 온 몸과 마음으로
받아들일 줄 알았던 그들의 따뜻한 마음이 참으로 아름다웠습니다
 
책속에는 조이홈스에서의 생활들이
많은 사진으로 담겨 있는데
그 사진 속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아이들과 함께
너무나 행복한 표정으로 웃고 있던 저자 박진희 님의 모습을 보면서
쓰여진 그 이야기들이 결코 과장되지 않았음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행복한 표정을 보면서
이러한 행복감을 준 순수한 그 아이들을 지켜주고 싶다.. 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기존에 아프리카의 힘겨운 상황을 보며 동정심에 도와주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였습니다
아프리카라는 곳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고나 할까요..

조이홈스에서 행복함을 가득 안고 한국으로 돌아온 뒤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면서
다시 아프리카로 갈 날을 기다리고 있는 박진희님..
아이들을 위해 꾸고 있는 꿈을 진심을 다해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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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거짓말 (양장)
김려령 지음 / 창비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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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완득이"를 참 인상깊에 읽었음에도
김려령 작가의 뒤이은 작품들을 읽어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중 동명의 영화가 개봉된다는 소식에
어떤 작품일지 궁금해서 펼쳐보게 된 "우아한 거짓말"
 
"내일을 준비하던 천지가, 오늘 죽었다" 라고 시작되는 이 소설은
약간의 정보를 가지고 읽기 시작했음에도
마음이 쿵.. 하고 내려앉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엄마와 언니인 만지와 함께 살던 천지.
그다지 문제없이 잘 지내고 있는 것만 같았던 천지는
어느날 갑자기 스스로 하늘로 가버렸습니다
도대체 왜인지 알 수 없는 엄마와 언니.
하지만 그래도 꿋꿋하게 살아내던 엄마와 언니 만지는
천지가 생각했던 것처럼 행복하고 마음 편하게 살지 않았음을 알게되지요
그 뒤에는 천지의 단짝이라고 여겼던 화연이 있었습니다
진실에 다가갈 수록 가족은 물론이고 화연을 비롯한 다른 친구들도 혼란스러워 집니다
 
책장을 넘기면 넘길 수록 당혹스러운 마음이 생겼습니다
천지가 죽음에 이르게 한 원인을 제공한 화연이 너무나 미웠지만
화연 역시 많은 상처를 가진 아이였다는 것에 약간의 동정심이 생겼거든요
이것을 내가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하는지 약간의 혼란이 왔습니다
하지만 자신에게 상처가 있다고 남에게 해코지를 한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것이지요
자신의 상처를 잘 극복해내는 방법을 알지 못했고 누구도 지켜주지 못한 화연이 안타깝기는 했지만
올바르지 못한 방법은 결국 친구를 죽음으로 내몰았으니까요
 
이렇게 뒤에 숨겨져 있던 천지의 아픈 이야기를 알게된 언니 만지는
그럼에도 화연을 보듬어 안게 됩니다
화연을 용서한 것은 아니지만
천지만큼이나 상처가 많은 화연을 천지처럼 놓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일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음 아픈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기는 하지만
읽으면서 눈물을 흘리게 되거나
마냥 분노를 하게 만드는 작품은 아니였습니다
마냥 눈물을 흘리며 슬퍼하기에 천지 엄마와 만지는 씩씩하게 이겨내는 모습이였고
분노를 하기에는
등장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으니까요
하지만 오히려 이러한 것이
오히려 어른들보다 치열하게 살고 있는 아이들의 생활을 진지하게 바라보게 만든 것 같았습니다
아이들에게 가해자, 피해자라는 이름을 붙이기 전에
모두를 끌어안고 밝은 곳으로 이끌어 내는 것에 힘을 쏟아야 하는 것 같다라는 작은 생각도 들게 되었구요
 
세상을 떠나기로 마음을 먹은 천지였지만
떠나는 순간
자신을 꼭 품어안아주기를 바랬던 천지의 마지막 모습이 오래도록 남았던 "우아한 거짓말"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우리 아이들을 더욱 아껴주어야 겠다라는 생각을 갖게 한 소설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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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빛 - 나만의 서점
앤 스콧 지음, 강경이 옮김, 이정호 그림, 안지미 아트디렉터 / 알마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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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학교다닐때는 동네에
작은 서점들도 좀 있었던것 같은데
요즘은 대형서점만이 살아남은것 같아요
그리고 저렴하게 책을 구할 수 있어서 사람들은 인터넷 서점을 선호하구요
그래서 책내음이 가득한 서점을 찾아보기가 정말 어려워졌지요

제게 글로나마 근사한 서점여행을 하게 해준 책을 만났습니다


" 오래된 빛 "입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마치 시간여행을 하는것 같았어요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아주 오래전 서점들 이야기들이 아주 인상적이였거든요
지금과 달리 직접 책을 만들고 판매하던 서점들과
그 서점들을 이끌던 사람들의 이야기는 저를 책속으로 빨아들이기도 했고
당시 시대상과 문화가 어우러진
서점의 역사를 배우는것 같기도 했어요
그리고 그러지않았을까..하는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지니
더더욱 흥미진진했죠
그러면서 동시대의 우리 나라에도 이와같은 서점들이 있었을까.. 하는 궁금증도 생겼지요
분위기는 서양의 서점들과 많이 달랐을테도
책을 만드는 법도 달랐을테지만
그 책을 열심히 읽고, 팔았을 사람들의 모습은 비슷하지 않았을까 하는 나름의 상상도 해보았습니다

또하나 색달랐던것은
우리나라 서점과는 다른 분위기의 서점들이였어요
단순히 책을 파는것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를 전파한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잘 팔리는 책들을 쭈~욱 진열해놓는
요즘의 대형서점과는 비교할 수도 없지요
우리나라 서점에도 책을 안내해주고 소개해주는 직원들이 있기는 하지만
진짜 전문가 같은 그 서점들의 직원들은 그 수준이 무척 다르게 느껴졌구요
그래서였을까요?
책이라는 물건이 아니라
책속에 담겨진 이야기를 팔고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느낌을 받게되자
전 이 책을 쓴 작가 앤 스콧이 너무 부러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아름답고, 유서깊고, 의미있는 서점들을
직접 가본 그녀에게 샘이 났습니다
나에게는 왜 그녀같은 서점이 없는것일까..하는 아쉬움도 생겼구요

그 아쉬움은 각 서점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머리 속으로 서점의 모습을 상상하는것으로 달래었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그 서점들의 문을 열고 들어서는 제 모습도요

마지막으로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 더 덧붙이자면
책의 디자인과 종이의 느낌이
서점여행을 하는 이 책과 너무 잘 어우러져서 참 좋았습니다
옛스러운 느낌이라고 하면 정확할지는 모르겠지만
책 속의 서점들을 더욱 아름답게 만든 것 같아요

제가 과연 지금도 존재하는 책 속의 서점들을
가볼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꿈 속에서라도 들러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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